'친척'인 삼성 납품 따낼지 관심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제지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솔그룹(회장 조동길·사진)이 올 상반기 중 베트남에 휴대폰 부품 생산 공장을 준공한다. 생산은 하반기부터 이뤄진다. 2000년 이동통신사업체 한솔PCS를 KT에 매각한 후 휴대폰 사업에서 발을 뺀지 14년만에 다시 휴대폰 시장에 뛰어드는 것이다. 범삼성가인 한솔그룹이 삼성전자와 얼마나 시너지를 낼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앞서 지난해 6월 한솔그룹은 휴대폰 관련 해외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계열사인 한솔라이팅을 통해 한솔베트남을 설립하고 37억원을 투입해 지분 60%를 확보했다. 그룹 내 다른 정보기술(IT) 계열사인 한솔테크닉스 도 16억원을 출자해 30%의 지분을 사들였다.
신규 수익원을 찾던 한솔그룹은 급성장한 휴대폰 산업에 주목하고 최대 생산거점으로 떠오른 베트남 진출을 모색했다. 삼성전자, LG전자 같은 세계적 휴대폰 제조 기업이 앞다퉈 베트남에 진출하면서 관련 산업도 같이 성장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이 휴대폰 메카로 부상한 것은 중국에 비해 인건비가 절반 수준이고 인력의 자질도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솔그룹도 이런 현지사정을 활용해 휴대폰 제조사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매출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한솔그룹은 IMF 이후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한솔PCS 등 계열사를 정리했다. 14년만에 다시 휴대폰 관련 사업에 뛰어든 만큼 안착하기 위해선 형제회사 삼성전자와의 거래를 기대하고 있다.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누나로 창업주 이병철 회장의 맏딸이다.
일각에선 한솔그룹이 베트남 공장에서 휴대폰 조립사업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대해 한솔 관계자는 "휴대폰 부품을 생산할 것일 뿐 계획된 다른 것은 없다"고 부인했다.
한솔그룹에서 가장 매출이 많은 한솔제지는 지난해 1조976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대비 6.3% 늘어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14.4% 증가하며 1332억원을 거뒀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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