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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희 단장 "민간발레단, 조합 결성 계기로 K발레 세계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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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김인희 단장 "민간발레단, 조합 결성 계기로 K발레 세계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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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발레계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그 중심에 한국 발레리나 1세대인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51, 사진)이 있다. 지난 1월, 서울발레시어터 등 5개 민간발레단체는 발레계 첫 협동조합을 결성하고, 발레의 대중화와 창작 발레 개발, 'K 발레'의 세계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바로 '발레 STP 협동조합'이다.

김 단장은 "우리 5개 단체는 작년 3회에 걸쳐 합동공연을 실시하면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글로벌 수준의 프로 발레단 육성을 위해 뜻을 모았다"며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창작 발레는 물론 대형 발레작품도 내놓을 것"이라고 포부를 내보였다.
'발레 STD 협동조합'은 조합 결성을 기념해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겨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로 분주한 모습이다. 그 첫번째 무대가 오는 25일 서울 강동아트센터에서 펼치는 기획 공연 '발레, 아름다운 나눔'이다. 이번 기획 공연은 5월, 8월에도 이어진다.

공연에서는 '스페인 정원의 밤'(유니버셜 발레단)을 비롯, '파 드 갸르트'(SEO 발레단), 대한민국 No.1 Dancer 이광석 쿰바카(와이즈 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중 그랑 파드되'(이원국 발레단), '질주'(서울발레시어터) 등의 레퍼토리가 선보인다.

"벌써부터 긴장되고 설렌다. 정말 멋진 관객을 만나고 싶다. 이번 공연에는 클래식 갈라, 모던 댄스, 넌버벌 댄스컬 등 다채로운 무대가 마련된다. 무용수들도 어느 때보다도 열정적으로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김 단장은 "여러 단체가 협동, 교류, 작품 공동 개발 등 전혀 새로운 형식의 창작과정을 통해 작품을 만들어내는 만큼 예술공연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 발레 발전을 위한 공동 논의, 심포지엄, 각종 공연 공간 확대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지금 한국 출신 발레리나들이 세계 유수의 발레단에서 활동하며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K 발레'는 미약하다. 재원도 부족하고, 공간도 협소하다. 이런 환경에서 발레단체들은 각자 살기에 급급하고 서로 배려할 틈도 없었다. 이제 힘을 모아 창작 한계를 극복하고, 환경을 개선해 나가겠다."

조합에는 서울발레시어터(1995년 창립, 김인희 단장)와 더불어 유니버설발레단(1984년 창립, 문훈숙 단장), SEO 발레단(2002년 창립, 서미숙 단장), 이원국 발레단(2004년 창립, 이원국 단장), 와이즈 발레단(2005년 창립, 김길용 단장)이 참여하고 있다. 이 중 문훈숙 유니버셜발레단장은 중학교 시절부터 모나코 왕립발레학교, 유니버셜발레단 창단 등을 함께 해온 발레 동지다. 다른 이들도 국립발레단 등에서 오랜 인연을 맺어 왔다.
왼쪽부터 이원국(이원국발레단), 문훈숙(유니버설발레단), 이창기(강동아트센터극장장), 김인희(서울발레시어터), 서미숙(SEO발레단), 김길용(와이즈발레단)

왼쪽부터 이원국(이원국발레단), 문훈숙(유니버설발레단), 이창기(강동아트센터극장장), 김인희(서울발레시어터), 서미숙(SEO발레단), 김길용(와이즈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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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단장은 4년전 창작 발레 '오랜 기다림'을 끝으로 토슈즈를 벗었다. 이후 김단장은 발레리나라면 누구나 꿈꾸는 공식 '은퇴무대'를 갖지 못 했다. 발레단 운영에 동분서주하느라 마지막 무대는 유보한 상태다. 김 단장은 현역시절 테크닉과 유연성, 감정처리가 섬세한 발레리나로 손 꼽혔다. 한 때 고비도 있었다. 1983년 모나코 유학 시절 폐종양 악화로 급히 귀국, 대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다리가 마비돼 한동안 걷지도 못 했었다.

"다시 무대에 못 서는 줄 알았다. 꼭 살아나 춤 추게 해달라고 기도했던 생각이 난다.
지금도 사람들은 왜 춤 추느냐고 묻는다. 그저 몸이 움직여서다. 춤 추면 희열을 넘친다. 춤에 특별한 세계가 있다. 어느덧 몸이 중독돼 자연스레 감정이 솟구친다. 춤 추는 사람들이 있어 세상이 조금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김 단장은 발레단 창립 후 매월 첫째주 수요일 '재미 있는 발레공연' 등 각종 무료 공연,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1000원 발레공연', '공부방 어린이 초청 발레교실' 등 발레 대중화에 힘써 왔다. 또한 다양한 교육·사회활동을 통해 발레를 접하지 못 하는 사람들에게까지 다가갔다. 아파트 단지, 집회가 한창인 명동성당 한 복판, 각급 학교, 소외계층이 있는 곳, 산간 벽·오지 등 어느 곳이든 가리지 않고 춤을 췄다.

김 단장은 그런 열정에 대해 "조합을 함께 하는 5개 단체가 늘상 해온 일이라서 나만 특별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그런 활동을 공유하고 있어 조합 결성에도 쉽게 뜻을 모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발레가 대중화돼야 우리 창작발레가 더 많이 나온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발레리나의 안정적인 예술활동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발레협동조합은 보다 진취적으로 해외까지 우리 발레를 수출, 한류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단장은 "개인이 순수 민간예술단체를 이끌기는 어렵다"며 "여럿이 뭉치면 조금이나마 힘이 덜 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조합 결성을 계기로 발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꿔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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