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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모든 금융사 '여신심사' 뜯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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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 대출사기, 걸러내지 못한 은행 시스템 문제있다
금감원,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점검서 조사범위 확대
"미비점 발견되면 상응하는 제재 가할 것"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고형광 기자, 김혜민 기자] 금융당국이 모든 금융사들의 여신심사 체계에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에 나선다. 3000억원대 사기대출 과정에서 KT ENS의 매출 규모에 비해 너무 과도한 대출이 이뤄지는 등 은행들의 여신 심사에 총체적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한데 따른 후속 조치다.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10일 "모든 금융회사의 여신심사 체계를 점검하도록 지시했다"며 "미비점이 발견될 경우 거기에 상응한 제재를 가하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사들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종전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 점검에서 조사범위를 크게 확대한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에 피해를 입은 금융사들이 엔에스쏘울 등 KT ENS 협력업체들의 자체 신용도보다는 대출금을 갚는 KT ENS가 KT의 자회사라는 점만 너무 과신한 나머지 여신심사를 형식적으로 진행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은행들의 여신 심사 부실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을 상환하는 과정에서 매출채권 발행자의 명의(계좌)조차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과 KT ENS의 휴대폰 판매 관련 재무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점 등을 부실 책임으로 꼽고 있다. 또 대출심사 시 해당채권에 대한 실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과 매출채권과 세금계산서가 수기로 발행됐지만 이를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것도 은행 부실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은행들의 입장은 다르다. 여신 심사 과정에서 다소 문제점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업무 프로세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엔에스쏘울 등 협력업체는 대출금을 상환하면서 입금자명을 KT ENS로 명시했다. 일반적으로 계좌 송금 시 입금자가 직접 입금을 할 때도 있고 다른 사람이 입금자의 부탁을 받아 입금자명으로 돈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업무 프로세스상 입금자명이 모두 KT ENS로 돼 있는데 이것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누가 입금했는지 조사 또는 추적을 하지는 않고 그럴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KT ENS의 휴대폰 판매 관련 재무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하나은행측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확인을 했다고 해명했다. 이 은행 관계자는 "감사보고서를 보면 2011년과 2012년에 휴대폰 관련 매출 수수료가 400억원 가량이 잡혀있다"며 "KT의 기기관련 사업을 대행하는 KT ENS가 총 매출의 10% 정도만 수수료를 잡는다는 점에서 역산하면 전체 매출은 4000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구조는 KT 자회사인 KT ENS가 KT에 기기관련 사업을 대행하면서 협력업체가 KT ENS에 납품을 하는 형식이다. 은행권에서는 이러한 구조화여신에서 은행이 특별히 실사를 할 문제점은 없다고 말한다. 특히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평가된 KT ENS(옛 KT네트웍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A(안정적)'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실사의 필요성이 없었다는 것이다.

일부 은행은 세금계산서가 수기로 작성된 것에 대한 부실 책임론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볼 때 중요한 서류는 KT ENS의 김모 부장에게 받은 법인인감으로 증명한 사용인감이 찍힌 납품확인서"라며 "이 확인서가 있는 상황에서 N사가 발행한 수기 작성 세금계산서 등은 보조자료로만 취급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대출사기와 관련해 하나은행 일반검사를 통해 대출적정성과 대출건전성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파악할 예정이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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