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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령(大間嶺)을 아시나요? 하얀설원 참 눈부신 옛길

최종수정 2014.01.22 10:56 기사입력 2014.01.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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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던 대간령 옛길을 걷는맛은 고즈넉하고 여유롭다. 포근하게 쌓인 눈길을 헤치고 대간령에 서면 저 멀리 동해바다가 손짓한다.

숨어 있던 대간령 옛길을 걷는맛은 고즈넉하고 여유롭다. 포근하게 쌓인 눈길을 헤치고 대간령에 서면 저 멀리 동해바다가 손짓한다.

[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기자]마장터라고 들어보셨나요? 얼핏 짐작은 되시겠죠. 바로 마ㆍ소를 팔고 사는 장터 즉 가축시장을 일컫는 말입니다. 그럼 대간령(大間嶺)은 어떠신가요. 영서와 영동을 잇는 태백산맥의 관문인 대관령(大關嶺)을 잘못 적은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살짝 고개를 들죠. 아닙니다. 진짜 대간령입니다.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와 고성군 토성면 사이에 있는 고갯길이 바로 대간령입니다. 진부령과 미시령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는 뜻에서 '샛령', '새이령'으로 불렸고 또는 석파령(石坡嶺)이라고도 전해오는 길입니다. 옛부터 영서, 영동지방으로 통하던 유일한 길이자 가장 빠른 길이였기도 하고요. 지금도 옛 마장터의 흔적들이 남아 있고 주변에는 주막터, 마산봉(1058m), 금강산 남쪽 제1봉인 신선봉(해발1204m), 성황골, 구절터 등 크고 작은 골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숨어있던 이 옛길이 아웃도어맨들의 입소문에 최근 핫한 길로 떠올랐습니다. 산악자전거로 대간령을 넘거나 트레킹을 하기도 하고, 텐트를 챙긴 비박꾼들도 심심찮게 오르기도 하니 말입니다.
눈 덮힌 대간령 옛길을 걷는 트레커들

눈 덮힌 대간령 옛길을 걷는 트레커들


배낭을 챙겨 메고 폭설이 내린 대간령 옛길을 찾아 나섰다. 길은 인제군 북면의 용대리 박달나무쉼터에서 시작해 작은새이령, 마장터, 대간령(새이령)구간이다. 이곳에서 대간령까지 갔다가 원점으로 돌아오면 약 8km로 4~5시간이 소요된다. 겨울산행의 필수장비인 아이젠과 스패츠를 착용하고 설국으로 들어선다. 휴대폰이 먼저 기가 죽고 바로 세상과 단절을 고한다. 액정의 안테나가 사라지면서 외부세계와 불통임을 알린다. 뽀드득~뽀드득 눈 밟는 소리만이 상쾌하게 귓전을 때린다.

옛길은 고즈넉하다 못해 적막할 정도로 조용하다. 가지마다 하얀 옷으로 치장한 나무들만이 경쟁하 듯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목덜미를 파고드는 매서운 칼바람에 몸은 움츠려 들지만 발걸음은 가볍다. 눈꽃과 칼바람이 함께 하는 이 맛이 겨울산행의 진정한 묘미 일터. 눈이 길을 만들고 또 지우는 산길을 따라 오르는 운치도 멋스럽다.
대간령길은 무난하다. 급하게 오르막이 있지도 않고 돌길도 아니라 아이젠 등 장비만 잘 챙기면 누구나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대간령(大間嶺)을 아시나요? 하얀설원 참 눈부신 옛길
 
출발한지 30여분만에 작은새이령에 닿는다. 여기서부터 마장터까지 1km 남짓 거리는 대간령의 백미길이다. 가지런히 줄을 맞춘 활엽수들이 쭉쭉 뻗어 하늘을 찌르고 선 모습이 장관이다.

아름다운 숲길에 취해 걷다보니 어느새 마장터에 이른다. 단촐하지만 소박한 멋이 있는 마장터에는 현재 3가구만이 살고 있다. 그마저도 겨울이면 사람들이 없을때가 더 많다.

옛날 영서지방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영동지방의 소금, 수산물 등과 물물교환하거나 마ㆍ소가 거래되던 장터라는 말이 전해지는 곳이다. 진부령이나 미시령이 산세가 험해 넘기가 힘든 반면 대간령은 비교적 완만해 말등에 짐을 싣고 넘거나 보부상들이 쉽게 다닐 수 있었다. 이 말을 확인해주듯 마장터에 서면 깊은 산속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너른 분지같은 터가 인상 깊다.
옛 사람들의 장터였다면 지금의 마장터는 지나는 등산객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통나무집 곳곳에는 산행에 나선 들이 양지 바른 곳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마장터

마장터

 
다시 길을 나선다. 지루할 정도의 완만한 눈길이 계속 된다. 지난 폭설로 인해 계곡은 온통 눈을 뒤집어쓰고 침잠에 빠진 듯 조용하다.

이 대간령 옛길에 대해 '그리움으로 걷는 옛길'이란 기행문에서 안치운은 다음과 같이 적었다. "길은 오랜 세월 동안 인내하면서 제 모습을 지니게 되고, 걷는 이의 발아래 놓이면서 누구도 거부하지 않는 겸손으로 쓸모 있게 되는 것이 아닌가."

이처럼 대간령은 고즈넉함으로 사람이 잘 다니지 않은 길의 처연함과 한없는 느긋함 때문인지 언제나 걷는 이의 마음을 잡아챈다.

마장터를 떠난지 40여분 길은 조금씩 험해진다. 허벅지가 팍팍해지고 호흡이 빨라진다. 심한 경사도 아니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평탄한길이 아님에 힘듬은 더하다.

대간령에 가까워질수록 길은 좁아지고 급하게 굽이굽이 치며 오른다. 영서와 영동의 사이를 넘는 바람이 거세다 못해 거칠다. 돌무더기와 돌탑을 만난다. 군데군데 산행에 나선 이들이 마음 담아 쌓아 놓은 돌탑이 아름답다. 바로 대간령(641m)이다.
대간령(大間嶺)을 아시나요? 하얀설원 참 눈부신 옛길
 
옛날 진부령, 한계령과 함께 동서교통의 주요통로였던 고갯길이자 지리산을 출발해 신선봉과 마산봉을 연결하는 백두대간의 일부인 대간령이 거센 바람과 싸우고 있다.

이곳을 지나면 고성 도원리로 간다. 그 길은 고성갈래구(9)경길중 8경인 '새이령(璽爾嶺)'탐방로다.

도원리로 내려서는길은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 눈이 쌓여있어 걷는게 불가능할 정도다. 겨울철에는 대간령에서 원점 회귀 하는것이 좋다. 여기까지만으로도 옛길의 정취를 만끽하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도원임도에서 바라보는 동해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에 선하지만 아쉬움을 접고 하산을 서두른다. 봄날의 대간령을 다시 꿈꿔본다.

인제ㆍ고성=글 사진 조용준 기자 jun21@asiae.co.kr
대간령(大間嶺)을 아시나요? 하얀설원 참 눈부신 옛길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간다면 경춘고속도로를 이용하는게 가장 편하다. 동홍천IC를 나와 인제, 속초방면 44번 국도를 탄다. 인제읍을 지나 미시령터널 가기전 진부령 가는길로 진입해 박달나무쉼터로 가면된다. 내비게이션에선 박달나무쉼터나, 야영장으로 검색하면 편리하다.
대간령(大間嶺)을 아시나요? 하얀설원 참 눈부신 옛길

△먹거리=백담사 입구 부근에는 비슷비슷한 맛의 황태해장국을 하는집들이 모여있다. 이중 백담황태구이(033-46205870)가 알려져 있다. 두부를 매일 만드는 손가네손두부(033-461-1185)는 손두부와 보리밥을 맛깔스럽게 낸다. 피아시 식당(033-462-2508)은 추어탕과 메기 매운탕이 전문이다. 곁들여지는 반찬도 토속적이다. 또 방태산자연휴양림 부근의 '진동산채'(033-463-8484)는 산채비빔밥과 산골정식이 대표 메뉴다. 산채비빔밥에는 참나물, 취나물, 산고사리에다가 다래순이 얹어진다. 방동리의 방동막국수(033-461-0419)의 막국수도 좋다.

△잠자리 및 캠핑장=읍내 하늘내린호텔이 가장 깨끗하다. 호텔형과 콘도형으로 나뉜다.(033-463-5700). 대간령산행의 들머리인 박달나무쉼터가 야영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용대리일대에 캠핑장이 여럿 있지만 겨울철에는 운영이 들쭉날쭉해 확인이 필요하다. 겨울철에도 오토캠핑이 가능한 곳은 인제 수산리의 자작나무캠핑장이 있다.
대간령(大間嶺)을 아시나요? 하얀설원 참 눈부신 옛길
대간령(大間嶺)을 아시나요? 하얀설원 참 눈부신 옛길
대간령(大間嶺)을 아시나요? 하얀설원 참 눈부신 옛길
대간령(大間嶺)을 아시나요? 하얀설원 참 눈부신 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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