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1조에서 지난해 말 19조원으로 급감, 골프자산시장 붕괴 우려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손은정 기자] 골프회원권 시가총액.
회원권 값에 회원 수를 곱한, 이를테면 골프회원권시장 전체의 자산 규모다. 최근 5년간 회원권시세가 폭락하면서 바로 이 시가총액 역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최고점을 찍었던 2008년 30조8900억원에서 2013년 12월 현재 18조9400억원으로 줄었다. 골프회원권의 자산 가치가 40%나 급감하면서 그동안 무려 11조9500억원이 허공으로 날아갔다는 이야기다.
가평베네스트가 가장 몸값이 비싼 골프장이다. 회원 수 500명에 7억4000만원, 3700억원에 달했다. 2012년 회원 수 1195명에 3억500만원으로 1위(3462억원)를 차지했던 '골프종가' 서울은 반면 시세가 2억3700만원으로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역시 2829억원으로 633억원이 줄어 2위로 밀려났다. 이스트밸리가 375명에 6억2000만원으로 3위(2325억원), 88이 1979명에 1억1600만원으로 4위(2295억원), 한양이 1490명에 1억5200만원으로 5위(2264억원)다.
시가총액은 회원권 값이 높거나 회원 수가 많은 순으로 몸집이 컸다. 가평베네스트와 이스트밸리는 회원이 각각 500명과 375명에 불과했지만 7억4000만원과 6억2000만원의 시세로 1, 3위를 차지했다. 88은 반대로 1억원대의 싼 시세에도 불구하고 1979명의 인해전술을 앞세워 4위에 안착했다.
골프장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홀 당 회원가 역시 소수 회원 코스에 집중돼 있다. '국내 최고가' 남부가 1위(5000만원)다. 시세를 전체 홀수로 나눈 금액이다. 이스트밸리와 남촌, 렉스필드 등 '곤지암 3인방'과 가평베네스트 등 이른바 국내 명코스들이 상위권을 점령했다. 연회원제로 운영되는 안양은 시세가 없어 제외됐고, 휘슬링락과 트리니티 등 신흥 명문은 아직 회원모집을 끝내지 않아 수면 아래 있다.
문제는 지금 같은 추세 시가총액 역시 급속도로 축소된다는 대목이다. 지난해에는 더욱이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던 일부 대기업마저 무너져 가속도까지 붙었다. 입회금 반환사태와 경영 악화로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었지만 지금도 매일 수십억원이 들고 나는 곳이 회원권시장이다. 국내 골프장 대부분이 회원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골프산업의 핵심 분야일 수밖에 없다. 골프업계에서 가장 큰 돈이 흐르는 자산시장이 붕괴되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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