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와 친목 등 이유로 연간 1만여건 거래, 수도권 인접 골프장 선호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그렇다면 골프회원권은 지금 아예 매매가 중단된 상태일까.
그렇지는 않다. 회원권을 사고파는 사람들은 많다. 회원권이 발행되면 한국골프장경영협회로부터 날인을 받는다. 지난 한해 건수는 신규회원권이 2148건, 보유자간에 매매된 회원권이 8916건이다. 업계 불황 탓에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879건과 862건이 줄었지만 1만건 이상 거래가 형성됐다. 아무리 시세가 반토막이 나고 휴지조각이 돼도 여전히 사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이유가 무엇일까. 송용권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이사는 "골프회원권은 여전히 부유층의 기호품"이라고 했다. "생필품과 달리 기호품을 사는 데는 이것저것 많은 것을 따지지 않는다"며 "비싼 수입백을 사면서 향후 가치까지 일일이 계산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투자 목적으로 구입하는 사람은 사실 회원권 거래자의 주류가 아니라는 말이다.
중저가의 경우 "은행이자보다 이익"이라는 계산도 가능하다. 회원권을 소지해 라운드당 그린피 10만원씩, 한 달에 4차례 할인받았다고 치자. 월 40만원, 1년이면 480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 1억원으로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에 가입해 시중은행 가운데 최고 3%의 이자를 받는다 해도 세후 이자는 271만원에 불과하다. 200만원 이상 이익이다. 다만 시세가 떨어지지 않았을 때의 경우다.
그래서 여성멤버가 20%나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고, 안정감 있는 50~60대의 은퇴생활자와 개인사업자들이 가세하고 있다. 자주 이용하는 게 목적이라 보통 접근성을 최우선 가치로 둔다. 한 회원권 딜러는 "예약이 어렵던 시기에는 부킹 보장성이 1순위였다"며 "요즈음에는 골프장 수가 많아진 반면 수요가 줄어 부킹이 수월해지면서 가까운 곳을 선호하는 경향이 커졌다"고 말한다.
손은정 기자 ej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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