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기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개입하기 시작했다. 박 시장은 지난해 12월31일 현장을 찾아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은 데 이어 2일 다시 간담회를 열어 자초지종을 따졌다. 이 자리에서 내곡지구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정비공장 터가 당초 경관녹지지역이었으나 주차장용지로 바뀌게 된 과정이 석연찮다고 말했다. 또 초등학교와 유치원이 인접한 땅에 정비공장이 포함돼 있는데도 서초구청이 건축허가를 내줬다는 점도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SH공사와 서초구청은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으며 주차장용지에 부대시설로 정비공장이 들어서는 것은 적법하다고 해명했다. 양측 주장에는 커다란 간극이 있는 것이다.
사회적 갈등은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 다만 해결방법은 어떻게 보면 간명하다. 비교적 간단한 사안이라면 더욱 그렇다. 양측이 의혹을 풀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일일이 따져보면 된다. 문제는 시간. 사업주체로서는 비용이 가중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를 뭉개고 사업을 진행한 후 상시적 반발을 사는 것보다 나을 수 있다. '행정적 소통'을 촉진해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 답이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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