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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2013 시멘트업계, 밤새 안녕들 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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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안녕들 하십니까. 이 평범한 인사말에 우리 사회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짧지만 수많은 의미를 담고 있는 이 질문에 안녕한 것에 안도하는 이가 있다면, 누군가는 안녕하다고 여겨온 삶이 안녕하지 못했음을 깨닫기도 한다. 개중엔 나만 안녕한 삶을 살아온 것이냐며 미안해하는 이도 있다.

이처럼 2013년 대한민국의 안부를 묻는 '안녕들 하십니까'처럼, '밤새 안녕들 하십니까'란 안부가 유행하는 산업계가 있다. 바로 최근 5년간 9000억원의 손실을 기록, 벼랑 끝으로 몰린 시멘트업계다.
시멘트업계는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와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신음하는 가운데서도 안녕하기 위해 바싹 마른 수건까지 쥐어짜고 있다. 쌍용양회 성신양회 한일시멘트 라파즈한라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은 전력사용 피크타임을 피해 야간 생산을 최대화하는 식으로 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폐열발전 설비도 도입했다. 가동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손해를 보면서까지 수출 물량을 늘린 곳도 있다.

이 덕분일까. 주요 업체들은 다행히 지난 3분기에 견조한 성적을 내며 안녕한 모습을 보였다. 쌍용C&E 만 하더라도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397억원, 313억원으로 전년동기 보다 4.2%, 2.4% 늘었다. 한일시멘트, 아세아시멘트 등도 3분기에 두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도 잠시. 시멘트 업계는 여전히 안녕하지 못한 상태다. 아니 더 팍팍해지고 있다. 생산 원가의 20%를 차지하는 전력요금이 올해 들어 2차례 걸쳐 10.8% 인상되면서 더는 원가절감만으론 수익을 맞추기 어려워졌다. 설상가상 철도파업이란 악재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동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미 철도노조 파업 개시 이래 22일까지 생산ㆍ출하차질(15만5000t)과 대체수송(13만7000t)에 따른 물류비가 계속 증가해 총 120억원의 피해를 봤다. 특히 내륙 시멘트업체 4개사의 경우 시멘트 생산ㆍ출하 차질액, 시멘트ㆍ유연탄 대체 수송비용이 약 100억원에 달했다. 시멘트 주연료인 유연탄과 슬래그 등 부자재의 수송도 거의 하지 못하고 있어서 파업이 더 길어지면 365일 가동해야 할 공장까지 멈추게 된다. 그야말로 동맥이 끊기는 곳이 생길 수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금융권은 시멘트 업계를 '신용위험 업종'으로 분류해 특별 관리 하기 시작했다. '밤새 안녕들 하십니까'라는 안부가 업계의 유행어가 된 것도 이런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렇다고 마냥 몸을 움츠리며 SOS를 요청해봤자 상황은 바뀌지 않는다. 최악인 현재 상황을 직시하고 이를 타개할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 실행하는 기업만이 안녕할 수 있다. 정부도 시멘트 공장 가동 중단 후 '시멘트→레미콘→건설업계 도미노 부도' 같은 사태로 확산되기 까지 그저 손 놓고 있어서는 안된다. '선 시멘트사 부도→후 대책 '식의 사후약방문 처방보다는 조기 대응이 필요하다. 그래야 모두가 밤새 안녕할 수 있다. 2013년 끝자락 시멘트업계에 닥친 '안녕하지 못한' 이 상황이 2014년에 모두가 안녕한 현실로 바뀌길 기대해 본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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