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20년 된 자동차부품 회사 경영자의 고민을 들었다. 자동차산업의 호황 덕분에 외형은 30배 이상 성장했다. 이 경영자의 고민도 직원들이다. "20년 전 별 볼 일 없는 친구들을 뽑아 일하게 해주고, 결혼도 하게 해주고, 집도 사게 해주었는데 나이 먹고 직급도 올라갔다고 나태해졌다"는 거다. "몇 명 구조조정을 해서 정신 바짝 차리게 해 주겠다"고도 얘기한다.
우리가 한국전쟁 등 최악의 상황을 딛고 불과 60여년 만에 경제 선진화를 이룬 가운데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를 꼽으라면 1926년 유한양행을 설립한 고(故) 유일한 박사다. 유 박사는 사업을 통해 조국에 기여하겠다는 신념으로 기업을 경영했다. 그는 기업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은 기업활동을 통한 하나의 공동 운명체라며 1936년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시행했다. 1971년 생을 마감하면서 손녀딸 학자금으로 1만달러를 빼고 전 재산 36억원을 사회에 환원했다. 그는 '경영자는 기업을 키워 일자리를 만들고 정직하게 납세하며 남은 것은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한다'는 경영철학을 갖고 있었고, 그것을 실천하였기에 존경받는 기업인으로 오래도록 기억된다.
요즘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청년창업 지원이 활발하다. 지난 6월부터 1년간 16개 시중은행에서 기술형 창업기업에 10조원이 넘는 대출이 진행되고 있다. 대출뿐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 사회적 기여활동 차원에서 유망한 청년창업가에 대한 창업투자도 활발하다. 우리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창업 지원은 필수다.
다행히 최근 단순한 경영이론만이 아닌 '올바른 기업가정신'을 강조히는 과정들이 조금씩 눈에 보인다. IBK기업은행은 'IBK 청년창업교육'을 통해 창업자금을 지원받은 청년창업가을 대상으로 '올바른 기업가정신' 함양을 위한 창업캠프를 진행한다. 포스코의 '포스코 벤처파트너스 창업지원 프로그램'도 최근 들어 가치관 경영에 대한 내용을 강화했다. 이제 창업기업가 배출을 위한 지원 분위기는 어느 정도 조성됐다. 앞으로는 우리의 미래를 이끌 제대로 된 가치관의 창업기업가 '육성'에 보다 신경써야 할 것이다.
정진호 IGM(세계경영연구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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