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직접 내놓는 '새 아파트 전세 물량'이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한화건설이 전세상품으로 선보인 김포 풍무5지구 '한화 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 아파트 모습이다. 이 아파트는 내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 주택경기 침체기에 건설사들이 내놓은 새 아파트 전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8·28 전월세대책'으로 출시된 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을 활용한 준공 후 미분양 전세상품은 수요자들에게는 저렴하고도 보증금 떼일 위험이 없다. 건설사로서는 미분양을 전세로 활용하며 보증금으로 유동성을 개선할 수 있어 공급자와 수요자에게 모두 매력적이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기존의 전세형 분양(소유권 이전 필요) 상품과 달리 순수한 전세계약으로 이뤄진다"며 "권리관계도 전세계약을 통해 1순위 확정일자를 받을 수 있어 문의가 많고 계약도 기대 이상으로 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파트값도 30평대 기준 인근 시세가 1억8000만원인데 우리는 1억5000만원부터 전세매물을 내놔 시세보다 저렴해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가 위치한 김포 풍무지구는 대표적 '미분양 무덤'으로 알려졌다. 김포한강신도시, 검단신도시 등에 둘러싸여 아파트 공급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이렇다 보니 아파트값은 하락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풍무동 일대 아파트값은 2011년 4분기 3.3㎡당 660만원에서 이달 15일 3.3㎡당 564만원대로 떨어졌다. 이에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자 건설사들이 아예 이를 전세물량으로 돌린 것이다.
세입자들은 이 같은 건설사들의 전세공급에 반색을 표한다. 전세난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새 아파트 보증금을 보장받으며 살 수 있어서다. 한화 꿈에그린월드 유로메트로 전세 계약자는 "집주인이 전셋값을 너무 많이 올려달라고 해 서울 접근성이 좋은 지역의 전세물량을 알아보던 차에 계약했다"며 "저렴한 가격에 새 아파트에 거주할 수 있고 전세금을 보장받으니 믿음이 간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8월28일 대한주택보증을 통해 '전세보증금반환 보증'과 '모기지 보증'에 가입, 준공 후 미분양을 전세상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내놨다. 이 보증을 받으면 분양대금의 50~80%를 저리로 대출할 수 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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