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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여자 농구, '일본 신성' 도카시키를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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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사진=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제공]

박지수[사진=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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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농구대표팀은 지난 3일 방콕에서 열린 제25회 아시아여자선수권대회 일본과의 결승에서 43대 65로 완패했다. 2009년 제23회 대회 뒤 3회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2009년(인도 첸나이)과 2011년 대회(일본 오무라) 우승은 모두 중국에게 돌아갔다.

20점차 이상 대패의 주된 원인은 주력선수들의 이탈이다. 하은주, 정선화, 최윤아, 김한별, 한채진 등이 부상으로 합류가 불발됐다. 일본의 매서운 성장세도 빼놓을 수 없다. 1970년 뒤 43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40여 년 전으로 시곗바늘을 돌려 보자. 당시 중국은 탁구(세계선수권대회), 축구(1958년 스웨덴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 등 일부 종목에서 국제무대 출전에 제한을 받았다. 이 때문에 아시아 여자 농구의 판도는 한국, 일본, 중화민국(오늘날의 대만)이 이끌었다. 중국은 19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대회부터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 얼굴을 내밀었다.

한국은 1965년 서울에서 개최한 제1회 아시아여자농구선수권대회에서 박신자, 김명자, 신항대, 김추자, 나정선 등을 앞세워 가볍게 우승했다. 1968년 타이페이에서 열린 제2회 대회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당시 우승은 꽤 의미가 깊었다. 1967년 체코슬로바키아 세계선수권대회 최우수선수 박신자가 은퇴한 뒤였던 까닭이다. 대표팀은 대회 출범 뒤 첫 3연속 우승에는 실패했다. 1970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제3회 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55-58로 졌다.

전열 재정비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972년 제4회 대회(타이페이)와 1974년 제5회 대회(서울)에서 다시 정상에 등극했다. 한국은 1978년 제7회 대회(쿠알라룸푸르)부터 1984년 제10회 대회(상하이)까지 4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이 대회에서 12차례나 정상에 올랐다. 중국(11회)의 추격을 뿌리치고 대회 최다 우승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문제는 2007년 제22회 대회(인천) 우승 뒤다. 이번 대회까지 6년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스포츠팬들이 앙숙 일본과의 경기에서 이길 것 같단 느낌을 갖게 되는 단체 구기 종목이 몇몇 있다. 이제는 아니지만 1990년대까지 축구가 그랬다. 핸드볼은 언제 싸워도 한국이 이길 것 같단 생각이 든다. 핸드볼은 실제 경기 결과도 그렇게 나온다. 여자 농구도 그런 종목 가운데 하나였다.

최근 상황은 조금 바뀌었다. 일본 여자농구의 10년을 책임질 선수가 등장했다. 도카시키 라무(192cm)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국대회 높이뛰기를 우승한 그는 중학교 때 농구로 종목을 바꿨다. 실력은 급성장을 거듭했다. 오카가쿠엔고교(나고야) 1학년 때 팀을 전국대회 3관왕으로 이끌 정도였다.

2008년 최연소(16살)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도카시키는 최종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으나 스페인에서 열린 2008년 베이징올림픽 세계예선에 동행했다. 세계무대 분위기를 체험한 그는 그해 18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에선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번 대회 한국과의 결승에서 도카시키는 20득점 18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요시다 아사미(포인트가드), 마미야 유카(파워포워드)와 함께 베스트 5에 선정된 것은 물론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한국에선 변연하(슈팅가드)가 유일하게 베스트 5에 이름을 올렸다.

도카사키는 이제 겨우 22살이다. 앞으로 오랫동안 한국을 괴롭힐 게 분명하다. 비슷한 사례는 한국에서도 쉽게 발견된다. 박찬숙이 대표적이다. 숭의여중·고에서 잠재력을 인정받고 한국 여자농구의 기둥으로 성장, 올림픽 은메달리스트(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로 거듭났다.

‘일본 판 박찬숙’ 도카시키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은 하루빨리 박신자~박찬숙의 뒤를 이을 센터를 발굴해야 한다. 유력한 후보는 있다. 지난 9월 23일자 ‘박지수, 韓 여자농구 센터 계보 이을까’를 통해 소개한 박지수(192cm)다. 겨우 15살에 불과한 소녀가 농구인들의 기대대로 성장하면 도카사키의 전성시대는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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