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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최광 이사장의 '옥에 티' 말 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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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농담과 말실수의 경계선은 때론 모호하다. 화자(話者)와 청중(聽衆)이 언제나 교감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5일 최광 국민연금공단 신임 이사장과 출입 기자간 상견례는 의미 있는 행사에 '옥의 티'를 남겼다. 이 자리에서 최 이사장은 국민적관심사인 연금에 대해 철학과 비전을 비교적 균형감 있게 발표했다.
그는 최근 불거진 기초연금의 형평성 문제에 대해 "기초연금 자체가 문제인 것은 아니고 기초연금 제도가 정착하는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게 문제"라면서 "소득과 재산 파악이 우선돼야 한다"는 소신을 피력했다. 연기금 운용과 관련해서는 '인프라'를 강조하면서 전문성과 함께 폭넓은 시야를 통한 균형적 시각이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보험료 인상이라는 즉흥적인 해법보다는 소득대체율, 경제성장률, 기금운용수익률, 저출산 고령화 등 다양한 정책변수와 경제사회 변수를 고려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겠다는 것이다.

복지 정책은 꼭 필요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는 원칙도 내세웠다. 그는 "지출 대상을 중산층까지 확대하면 저소득층의 반감이 생긴다"며 "중산층 이상은 자기 인생은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복지 예산 100조원 가운데 불필요한 지출을 빼고 꼭 필요한 사람에게 제공하면 굉장히 모범적인 복지가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발언으로 판단컨대 복지 정책의 중심에 있는 국민연금을 이끌어가는 책임자로서 비교적 합리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는 자리였다.
'옥의 티'는 인사말 도중에 불거졌다. 그는 장황하게 설명한 것이 미안했던지 '말이 길면 안된다'는 취지로 "인사와 여자의 치마는 짧을수록 좋다"며 농담을 던졌다. 앞뒤 맥락을 보면 장황한 설명에 대한 미안함, 딱딱한 분위기를 해소하려는 의도가 분명했지만 부적절한 발언임에 틀림없었다.

올해 66세로 보건복지부 장관을 역임했고 20여년 넘게 대학에서 교편을 잡은 경험이 있는 그가 공개된 자리에서 의도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을 했을리는 없다. 농담이었지만 말실수가 되고 만 것이다. 최 이사장도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일일이 양해를 구했다. 이번 해프닝을 딛고 최 이사장의 올바른 국민 복지 정책을 수립하길 바란다.



김보경 기자 bkly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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