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감사 내용을 최종 심의ㆍ의결하는 감사위원회는 감사원장을 포함 7명의 감사위원들로 구성되는데 이들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구조적으로 행정부와 독립하기 어려운 구조다.
그런데 요즘 감사원의 행태를 보면 존재 이유와 목적을 다 잊은 듯하다. 헌법에 보장된 독립성을 유지ㆍ강화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권력의 눈치를 살피느라 독립성은 물론 정치적 중립성마저 내던졌다.
지난 3년 6개월간 세 차례 발표된 4대강 사업의 감사 결과가 이를 대변한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한 전 정권의 힘이 시퍼럴 땐 '별다른 문제가 없다'며 얼버무리더니 새 정권이 들어서자 '문제 투성이'라며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180도 바꿨다.
그런데 정부에서 사외이사 역할을 해야 할 감사원이 대주주(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코드감사, 정치감사를 일삼는다면 어떤 기업이 정부의 권고를 순순히 받아들이겠는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라는 격이다.
감사원의 역할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국민이 늘어날수록 감사원의 입지는 좁아질 뿐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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