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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영화제에서 주목한 '명왕성', 한국에서는 '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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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스크린 독점에 상영기회 잃어..제작사 "관객 선택 받을 기회도 얻지 못해"

영화 '명왕성'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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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2013년 세계 3대 영화제인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언급상을 수상한 '명왕성'이 한국의 관객들에게는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조차 얻을 수 없는 한국 영화산업의 현주소에 말문이 막히며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다'는 이야기가 교육만이 아닌 사회전반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허탈함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영화 '명왕성'의 제작사가 대작들의 스크린 독점을 둘러싸고 억울함을 내비쳤다. 현재 여름 극장가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외화들과 대기업의 투자를 받은 한국영화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11일 개봉한 '명왕성'은 상영 기회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명왕성'의 제작자 SH필름은 "이 영화가 표현하고자 하는 가장 주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바로 '1대 99의 싸움'이다. 영화 속 주인공 '준'은 명문사립고에 전학을 가서 그곳에서 입시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준'이 살고 있는 세계는 오직 1등만을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다. 그러나 이 상황은 비단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 밖, 현실에도 존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화 '명왕성'이 현재 극장가에서 상영되고 있는 블록버스터 외화와 대작 한국 영화들에 밀려 제대로 된 상영회차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현재 이 영화가 확보한 스크린은 전국 약 80여개다. 이마저도 이른 아침이나 심야 시간에 편성돼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관객들이 영화를 볼 기회는 더 적어진다.

SH필름은 "베를린 국제영화제, 에든버러 국제영화제, 피렌체 한국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먼저 상영돼 인정받고 호평을 받았지만, 정작 국내 관객은 제대로 된 극장에서 만나볼 수도 없다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명왕성'은 명문대 입학을 목표로 초특급 사립고에 존재하는 상위 1% 비밀 스터디 그룹에 가입하기 위해 몸부림치던 평범한 소년이 충격적인 진실을 알게 되면서 점차 괴물이 되어 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한국 교육제도의 모순과 치열한 입시경쟁을 다뤄 해외 유수영화제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지난 제6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의 제네레이션 부문에서 특별언급상을, 제65회 칸국제영화제에서는 카날 플러스 수상을 받았다. 당시 베를린 국제영화제 심사위원단은 "우리는 교육구조와 더 넓게는 사회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비판하고 있는 영화 '명왕성'에 대해 특별언급하고 싶다"며 '명왕성'에게 특별언급상을 안겼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앞서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일부 장면에서 폭력장면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모방위험의 우려가 있는 장면 묘사를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이유로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청소년들을 위해 만든 영화가 정작 청소년들이 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사회 각계 각층의 항변과 제작사의 소명서를 통해 재분류로 15세 이상 관람가로 수정될 수 있었다.

한 차례 우여곡절 끝에 11일 개봉했지만 교차상영 등의 난관에 봉착하면서 제작사의 시름이 깊어졌다. SH필름은 "블록버스터 외화와 대작 한국영화에게만 좋은 상영시간을 몰아주는 극장들의 관행에 의해 관객들에게 제대로 선택 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관객들을 만나보기도 전에 자동 폐기 처분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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