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길에 녹내장 말기 진단, 시력 잃은 뒤 강의교재 모두 외워 수업…국제학술지에 논문 170편 발표
이 교수는 최근 '마르퀴스 후즈 후(Marquis Who's Who)‘와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 International Biographical Centre)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미국 인명정보기관(ABI)에 이름이 올라간 뒤 2년 만이다.
어렸을 때부터 ‘수재’ 소리를 들어왔던 이 교수에게 인생의 위기가 온 것은 1982년 37살 때다.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나 병원서 ‘녹내장 말기’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한 뒤엔 그나마 희미하게 보이던 게 하나도 보이지 않게 됐다. 시력을 완전히 잃은 것이다.
절망에 빠진 이 교수를 일으켜 세운 것은 부인 김군자씨였다. 김 씨는 남편을 위해 수백권에 이르는 책자를 읽고 녹음해 남편이 화학분야의 최신 학문흐름을 알 수 있게 했다.
그의 수업은 강의시간 내내 교재를 보지 않고 열정적으로 수업한다고 해 학생들 사이에서 ‘수준 높은 강의’란 평과 함께 인기가 높았다.
이러길 6년, 시각장애를 속일 수는 없었다. 실명을 떳떳하게 밝히고 나자 더 많은 학생들이 몰렸다.
그는 최근까지 국제학술지에 17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2002년 ABI(국제인명정보기관) 인명사전에 세계과학계를 이끄는 선도과학자로 등재됐다. 영국 케임브리지 국제인명센터(IBC)의 뛰어난 과학자명단에도 이름이 올랐다. 그리고 그는 2010년 정년퇴임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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