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거래선 지키고 국내 휴대폰 산업 보호 명분까지 챙겨
22일 삼성전자와 팬택에 따르면 팬택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삼성전자로부터 팬택의 총 발행주식 10.03%(530억원) 규모에 해당하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가장 큰 이유는 팬택이 삼성전자의 주요 부품 고객사 중 하나라는 점이다. 팬택은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로부터 스마트폰 부품을 구입하고 있다. 삼성전자 기준으로 팬택은 2008년 739억원, 2009년 745억원, 2010년 802억원, 2011년 2067억원, 2012년 1822억원 등 지난 5년간 총 6174억원의 부품을 구입했다.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 그룹 계열사까지 확대하면 팬택과 삼성전자의 부품 거래액은 2012년 기준 총 8116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로서는 팬택이 충분한 자금을 확보해 경영을 정상화하는 게 부품 사업 측면에서 이익이다. 박병엽 팬택 부회장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와 중점적으로 협상한 것으로 전해졌다.
530억원이라는 투자 금액이 삼성전자에 부담되는 액수도 아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8681억원, 영업익 8조7794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투자 금액은 삼성전자 전체 영업익의 0.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삼성전자로서는 큰 부담은 아닌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은 신규 자금을 수혈해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확보하고 삼성전자는 거래선을 지키고 국내 IT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책무 수행이라는 명분, 실리 모두 챙겼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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