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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우, 염경엽 배려 속에 날개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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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박동원(왼쪽)과 투수 조상우[사진=정재훈 기자]

포수 박동원(왼쪽)과 투수 조상우[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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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염경엽 감독님의 배려에 감사드릴 뿐이죠.”

넥센 신인 조상우의 1군 데뷔 소감이다. 새내기는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경기 19-1로 앞선 9회 등판, 삼자범퇴를 이끌었다. 공 8개만으로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배들은 일제히 그라운드로 나와 축하를 건넸다. 포수 박동원은 따로 기념공도 챙겨줬다. 이날 터뜨린 프로 데뷔 첫 홈런보다 후배의 훌륭한 데뷔에 더 기뻐했다. 조상우는 쑥스러웠는지 라커룸으로 향하며 연신 머리를 긁적였다. 차분하게 소감을 밝힌 건 샤워를 마친 뒤였다.
“순조롭게 경기를 마쳐 기뻐요. 첫 등판인데 나름 만족합니다.”

내용은 훌륭했다. 선두타자 조정원을 3루수 앞 땅볼로 잡았고, 최진행을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했다. 후속 추승우는 시속 152km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워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직구가 원하는 대로 들어간 게 주효했어요. 다 좋았던 건 아닙니다. 바깥으로 크게 벗어난 커브 2개가 아쉽습니다. 너무 힘을 줬어요. 불펜에서 던졌을 땐 괜찮았는데. 제구를 더 세밀하게 다듬어야겠습니다.”
호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있다. 최소화된 긴장이다. 이를 유도한 건 다름 아닌 염경엽 감독. 큰 점수 차로 앞선 경기 말미에 투입, 새내기의 가슴에 안정을 불어넣었다. 계획된 절차라 보긴 어렵다. 조상우의 1군 합류는 지난 8일 이뤄졌다.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의 공백을 메우는 임무였다. 그러나 선발투수로 예고된 경기는 우천으로 연기됐고, 결국 1군 데뷔전은 일주일 뒤까지 미뤄졌다.

조상우[사진=정재훈 기자]

조상우[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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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지연부턴 염 감독이 의도한 바다. 1군 선수들의 경기를 관찰하며 공략 방법을 스스로 깨닫게 했다. 앞서 염 감독은 “신인투수에게 1군 데뷔전은 무척 중요하다”며 “좋지 않은 상황에 내보내면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 서두르지 않겠다. 충분한 적응기간을 두고 준비시키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호시탐탐 노린 기회는 타선이 대폭발해 19-1로 리드 중인 경기였다. 조상우는 말한다.

“일주일 전 예정대로 선발 투구를 했다면 솔직히 많이 긴장했을 겁니다.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큰 경기를 치러야 했으니까요. 일주일 동안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응원하며 선배들이 참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대단한 무대에서 어떻게 저런 플레이를 할 수 있지’란 감탄을 수차례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풍경을 계속 보다보니 나도 할 수 있단 자신감이 생겼어요. 긴장도 점점 사라졌고요. 염경엽 감독님의 배려 덕에 첫 경기를 편안하게 잘 치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운드에서 한 번도 떨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설렜습니다. 또 던지고 싶습니다.”

“자신감 붙은 새내기만큼 무서운 선수도 없다.” 야구인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잘 나가는 넥센은 분명 또 다른 힘을 발견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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