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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돈으로 해결하려는 남양유업이 안타까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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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뼈저린 교훈 삼아 대리점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반성하는 자세로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남양유업이 되겠습니다. 진심으로 고개 숙여 국민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영업사원 막말파문' 사건이 발생한지 6일만의 대국민사과였다. 하지만 이미 곯을 대로 곯아 터진 갑을(甲乙) 관계가 이번 한번의 제스처로 해결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9일 오전 열린 기자회견장에는 김웅 남양유업 대표 및 본부장급 이상 임직원 10명이 참석해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고개숙여 사죄했다. 임직원들은 마지막까지 고개를 들지 못했다. 특히 김웅 대표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그의 행동 하나, 말 한마디에 따라 진정국면을 맞이할 수 있을 수도, 사건이 더 커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우선 '밀어내기'와 '떡값요구' 등에 대해 시인했다. 이후 대리점주들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한 처방전으로 500억 규모 대리점 상생기금 및 자녀장학금 지원 등을 내놨다. 본사가 대리점에 제품 구입을 강제하는 '밀어내기' 재발방지대책으로는 대리점고충처리기구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이번 조치가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인센티브 및 대리점고충처리기구 활동을 감시하는 눈이 없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게다가 대리점주의 요구인 피해보상대책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도 없었다.
대리점과 한마디 상의없이 내놓은 보상책에 대해 대리점들이 얼마나 만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남양유업이 문제의 대리점을 배제한 채 이번 사태를 돈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 아닌가하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돈의 문제가 아니다. 갑과 을, 회사와 대리점은 비록 돈으로 얽혀 있지만 문제는 신뢰다. 남양유업이 대리점들과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이번 문제를 돈으로 해결하려 한다면 더 큰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 현명한 후속대책이 필요한 때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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