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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달러 위약금도 내주겠다는 회장님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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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만나보는 아시아경제 글로벌페이스]

글로벌경제를 주름잡는 경제계 거물들의 성공스토리가 궁금하시죠? 한주동안 아시아경제 신문과 온라인을 통해 소개된 그들의 화려한 면면을 매주말 다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브라이언 스톡턴 마텔 CEO
완구 제조업체 마텔의 히트상품 바비 인형은 인형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존재다. 피셔프라이스로도 유명하지만 지난 54년 동안 마텔은 곧 바비고 바비는 곧 마텔이었다. 바비가 잘 팔린다는 것은 마텔이 잘 되는 것을 의미했다. 바비의 인기가 시들해진다는 것은 마텔의 수입이 준다는 것을 뜻했다.

바비는 고령(?)에도 여전한 미모를 간직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는 예년만 못하다. 지난해 바비는 세계에서 13억달러(약 1조4390억원)어치 팔려나갔다. 이는 전년 대비 3% 감소한 실적이다. 미국 내 판매 실적은 더 심각하다. 2000년대 초반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마텔 매출의 30%를 차지한 바비는 지난해 매출 64억달러 중 겨우 20%를 차지하는 데 그친다. 마텔이 과연 바비를 만드는 완구업체인지 의심 갈 정도다.

바비의 전성시대가 끝나고 다른 주력 제품인 핫윌 장난감 자동차 판매도 위축되는 등 마텔은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위협은 경쟁사가 아니라 애플 아이패드의 99센트짜리 앱이다. 마텔의 브라이언 스톡턴 최고경영자(CEO)가 남아용 완구 세트 '맥스스틸'에 기대를 거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마텔의 맥스스틸은 6~11세 남아용 완구다. 마텔은 이미 맥스스틸 홈페이지에서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제공 중이다.

'맥스스틸'은 2000~2002년 선보인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애니메이션 속의 주인공 맥스스틸은 평소에 일반인들 틈에서 살아가지만 사실 비밀 정보기관에서 일하며 악당들과 싸우는 영웅이다.

스톡턴이 마텔의 CEO로 본격적으로 활약한 지난해 마텔의 매출은 2%, 순이익은 12% 늘었다. 투자운영사 BMO 캐피털 마켓의 게릭 존슨 애널리스트는 "마텔의 매출 성장이 그렇고 그런 것 같지만 완구 제조업계 전체로 보면 비교적 좋은 실적"이라고 평했다. 이는 주가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마텔의 주가는 연초 대비 32% 오른 한편 경쟁사 하스브로는 12% 오르는 데 그쳤다. 잭스 퍼시픽의 경우 10% 떨어졌다.

마텔 주가가 경쟁사들보다 많이 오른 것은 해외 시장에서 선전한 덕이다. 마텔의 매출은 미국 밖에서 50% 이상 발생한다. 스톡턴은 CEO 취임 전부터 해외 시장에 주목하고 해외 곳곳을 누볐다. 이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스톡턴은 인디애나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같은 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이후 1976년 냉장육 전문 업체 오스카메이어에 입사했다. 종합 식품업체 크래프트가 오스카메이어의 모회사 필립모리스를 인수한 뒤 크래프트에서 일했다. 당시 스톡턴은 크래프트의 로버트 에커트 그룹 부사장 눈에 들었다. 이후 에커트 부사장이 마텔로 자리를 옮기자 뒤따라 옮긴 뒤 결국 마텔 CEO까지 올랐다.

스톡턴은 완구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반면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없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상품 아이디어가 수입으로 이어지기까지 18개월밖에 안 걸린다"고 말하기도 했다.

◆찰리 어진 디시네트워크 회장

찰리 어진 디시네트워크 회장(60ㆍ사진)이 최근 일본 소프트뱅크가 사운까지 걸고 추진하던 미국 이통통신 업체 스프린트 인수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스프린트 이사회에 소프트뱅크 대신 디시네트워크가 인수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가 제시한 금액은 255억달러(약 28조1647억원)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 지분 70% 인수에 201억달러를 제시했다. 어진은 여기에 13%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어진은 스프린트가 소프트뱅크와 계약을 취소하면 위약금 6억달러도 부담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소프트뱅크의 손정의(일본명 손 마사요시) 회장은 201억달러에 이미 가격 협상을 마쳤다. 더욱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승인 심사까지 받고 있는 지금 스프린트 이사회가 입장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어진은 스프린트 인수로 디시네트워크의 위성방송과 이동통신을 결합해 미 통신ㆍ방송 시장에 새 바람까지 일으킬 생각이다. 이런 통합 서비스로 소비자를 붙잡아두겠다는 심산이다. 이는 성장이 더딘 위성 TV 사업보다 성장성 높은 이동통신 사업에 중점을 두기 위한 포석이다.

어진은 "디시네트워크가 스프린트와 합병할 경우 전화ㆍ인터넷ㆍ영상이 통합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며 "이는 디시네크워크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자신했다. 같은 이통사인 소프트뱅크에 스프린트를 파는 것보다 시너지 효과가 높은 디시네트워크에 파는 게 더 낫다는 주장이다. 디시네트워크가 스프린트를 인수하면 시너지 효과는 37억달러에 이른다는 계산까지 내놓았다.

어진이 스프린트 인수전 참여 선언으로 잃을 건 전혀 없다. 일부에서는 이번 인수 시도가 다른 기업 인수합병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스프린트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어진은 초고속 인터넷 통신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클리어와이어 지분 25% 인수를 추진 중이다. 그러나 클리어와이어 주주인 스프린트의 반대로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미 방송 업계에서 어진의 공격적 성향은 유명하다. 그의 시계에는 지각한 직원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기능까지 갖춰져 있다. 그는 직원들 식사비에도 일일이 관여할 정도다.

어진은 1980년 부인ㆍ친구와 함께 위성 TV용 셋톱박스 업체 에코스타를 설립해 키워온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그에게 경쟁은 익숙한 일이다. 디렉TV가 유력 경쟁사로 부상한 뒤 소송으로 응수했다. 이후 아예 위성방송 사업체인 디시네트워크를 설립해 무료로 위성 안테나까지 보급했다. 2011년 도산한 비디오 대여 체인 블록버스터를 3억2000만달러에 사들이기도 했다.

어진은 미 테네시주에서 오스트리아 출신 물리학자의 아들로 출생했다. 테네시 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한 뒤 노스캐롤라이나주 웨이크포레스트 대학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2011년에는 30년 동안 유지해온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 회장 직함만 유지하고 있다.

미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는 어진의 재산 규모를 106억달러로 추정하고 있다. 미 억만장자 순위에서 37위를 차지한 그는 블랙잭과 포커 게임에도 조예가 깊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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