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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숭례문 개방.."감격스럽다" VS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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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복구 준공식이 열린 4일 오후 4시께 새로 단장한 숭례문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있다.

숭례문 복구 준공식이 열린 4일 오후 4시께 새로 단장한 숭례문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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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이현우 기자, 김지은 기자] 4일 오후 복구를 마치고 일반에 공개된 숭례문 위로 청, 백, 적, 흑, 황 다섯 색깔 오방색의 풍선들이 날아올랐다. 액운을 물리치는 색이다. 2008년 화마로 휩싸여 쓰러져 갔던 숭례문이 다시 태어나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날 복구 기념식을 맞아 숭례문으로 접근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들이 몰렸다. 오방색처럼 "다시는 숭례문이 불에 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사람들로 부터 전해졌다.

오후 2시부터 40여 분간 거행된 기념식으로 경찰들은 사람들을 저지하며 거리질서 유지를 하느라 분주했다. 숭례문 뒤편에 서서 새로 단장한 숭례문을 보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60대 이상 남녀들이었다. 아이를 데리고 온 30~40대 여성, 청소년들, 외국인들도 꽤 눈에 띄었다. 숭례문 주변 사거리와 인근 수입상가에 낮은 건물 옥상은 숭례문을 보려는 이들로 붐볐다.
김포에서 숭례문을 보기 위해 달려온 김순영(여 63)씨는 이미 행사가 시작하기 두 시간 전에 현장에 도착했다. 김 씨는 "5년 전 화재가 났을 때 너무 속상하고 안타까워서 그 이후 세 번 정도 왔었다"며 "드디어 복구가 돼 절이라도 하고 싶다"고 감격해 마지 않았다.

휴대폰을 통해 DMB로 행사 생중계를 보며 현장에 나와 있던 이금례(여 75)씨 역시 "동생이 사진사인데 숭례문 찍으러 간다고 해서 같이 왔다. 오전 11시 반부터 도착해서 개방을 기다리고 있다"며 "5년 전 화재 때는 속상하고 안타까워서 눈물이 났는데, 지금은 감격스럽고 벅찬 마음에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숭례문 복구 준공식 모습.

숭례문 복구 준공식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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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숭례문 복구를 통해 대다수의 국민들은 앞으로 문화재 관리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복구 기념 현장에서 이흥자(여 64)씨는 "예전에 이 근처에 살았는데 그때 밤마다 노숙자들이 남대문 잔디밭에서 자고, 술판을 벌이고 난리도 아니었다. 그때 신경 좀 썼으면 그때 그런 화재가 발생하진 않았을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문화재 관리에 좀 더 신경써주고, 나라를 아끼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복구된 숭례문의 모습이 공개되자 일부 국민들은 다소 "낯설다"는 의견을 내놓았기도 했다. 박철영(42)씨는 "200억원 넘게 들여서 이렇게 지으면 어떻게 하나. 주변을 높게 지어서 숭례문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원유옥(여 67)씨도 "잘 단장되고 새 것 같이 돼서 좋기는 한데 성벽이 너무 높아서 예전에 건물이 지닌 맛을 잃은 것 같다"며 "예전에는 건물이 혼자 우뚝 솟아올라 있어서 상징물 같고 커보였는데 지금은 남대문 자체는 오히려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원 씨는 "성벽들이 둘러쳐져 있으니까 다가가기가 어렵다. 보호를 위한 측면도 있겠지만 예전의 정겨운 느낌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숭례문 누각 아래는 600년 묵은 때가 그대로 남은 석축이 보였다. 새로 단장된 누각과 뚜렷하게 대비됐다. 누각의 단청은 아직 채 마르지 않아 뚝뚝 떨어질 듯 새파란 색이었다. 성문과 함께 옆으로 세워진 성벽은 좌우의 양 날개처럼 퍼져있었다. 남향은 음양오행에 의하면 화(火 )기에 해당하며, 그 상징 동물은 주작이다. 그 주작이 날개를 뻗고 하늘에 오르는 듯 했다.

성벽 안에는 전통 의상을 하고 깃발을 높이 든 의장대가 좌우 성벽에 서 있었다. 그중 한 명이 몸을 숙여 성벽에 난 총안(銃眼)으로 밖을 바라보았다. 마치 조선시대 병사들이 도성을 지키는 듯한 모습이었다. 길을 돌아 정면으로 들어서자 '숭례문(崇禮門)' 현판이 처음 눈에 들어왔다. 양녕대군의 힘 있는 필체가 되살아나 성문 아래를 굽어보고 있었다.



오진희 기자 valere@
이현우 기자 knos84@
김지은 기자 muse86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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