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을 두 차례 라운드한 경험이 있다.
시즌 첫 메이저 마스터스가 바로 전통과 자부심으로 가득 찬 명인들의 잔치다. 매년 4월 둘째 주면 오거스타내셔널에는 철쭉이 만발하고, 또 그만큼 많은 화제가 탄생한다. 상위 0.01%의 세계적인 명사들만이 회원이라는 이 명문클럽은 스노비즘(snobbism)과 댄디즘(dandyism)이 결합된, 소위 특수층 사교클럽이다. 스노비(snobby)는 '배타적', 댄디(dandy)는 '멋쟁이'를 뜻한다.
우승자에 대한 예우도 대단하다. 144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우승상금도 그렇지만 아무나 출전할 수 없는 무대라는 점에서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제압했다는 자부심도 크게 작용한다. 한번 그린재킷을 입으면 평생출전권이 보장되고 이듬해 대회 전날 '챔피언스 디너'의 호스트가 된다.
상금도 미리 정하지 않는다. TV중계료와 입장권 수입, 기념품 판매 등을 결산해 3라운드가 끝난 다음 상금 규모를 결정해 마지막 날 발표한다. 돈이 남으면 다음 대회를 위한 코스관리기금으로 넘어간다. 수입 내 지출이라는 원칙으로 운영되다 보니 수입이 많으면 상금이 올라가고 적으면 상대적으로 상금도 내려간다. 마스터스 특유의 마케팅으로 돈이 모자라는 경우는 없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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