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 안보고 블라인드 면접
정규직 26% 고졸자로 뽑아
저소득층에 전기료 지원도
[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제 꿈은 한전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겁니다." 수원 삼일상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4월 한전에 입사한 왕두성씨가 밝힌 포부다. 상대적으로 취업이 어려운 상고 출신이 '공기업의 꽃'이라고 불리며 누구나 입사하고 싶어하는 한전에 취업해 당찬 꿈을 키워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일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한전이 '공기업 맏형'답게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다. 한전은 최근 학력이나 스펙이 아닌 능력과 역량 중심의 평가를 통한 채용으로 구직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얻고 있다.
한전은 올해 정규직 818명, 청년인턴 1128명 등 총 1946명을 신규 채용한다. 올해 전체 공기업 채용 규모인 3675명의 22.3%에 달하는 수치다. 한전은 정규직 채용인원 818명 중 26%에 해당하는 213명을 고졸자로 뽑기로 결정했다. 고졸자들이 채용과정에서 불이익이 없도록 모든 입사지원서에 학력기재란을 없애고 군미필자도 입사지원을 가능케 했다. 블라인드 면접도 실시한다. 정부의 열린 고용 정책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 미취업층을 대상으로는 직무 체험 및 취업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년인턴을 1128명 채용할 계획이다. 청년인턴 제도가 임시 일자리 만들기에 그치지 않고 취업 사다리로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공개채용시 서류전형 면제 등의 우대 혜택을 부여하거나 우수 인력은 수료 후 정규직으로 전환된다.
▲2012년 입사한 한전의 신입사원들이 속초에서 트레킹을 하며 단합을 다지고 있다. 한전은 신입사원 채용시 블라인드 면접, 학력기재란 삭제 등 열린 채용을 실시하고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일자리 창출 외에도 한전은 '따뜻한 한전'이라는 기치 아래 저소득층 전기요금 지원, 전력설비 지역 지원사업, 미아찾기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4년 5월 '세상에 빛을 이웃에 사랑을'이라는 슬로건 아래 창단한 '한전사회봉사단'은 현재 291개 봉사단이 전국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지원, 홀몸노인 전기설비 개보수, 전력설비 인근지역 봉사 등 활동내용도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저소득층 시각장애인 개안(開眼)수술비를 지원하는 '아이 러브 천사(Eye Love 1004) 프로젝트'와 저소득층에 전기요금을 지원하는 '사랑의 에너지 나눔 사업'은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의 재원은 한전 직원들이 기부한 러브펀드와 그 금액의 2배에 해당하는 회사 기부금을 합산한 봉사활동 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연간 40억원, 2004년 이후 280억원을 재원을 마련해 사용했다.
필리핀 등 해외에서도 사업 진출 국가들을 중심으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특히 한전이 처음으로 해외 발전시장에 진출한 필리핀에서는 상수도사업ㆍ도로건설ㆍ학교건립 등 해당지역의 오랜 숙원사업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고 있다. 필리핀에서 번 수익 중 154억원 가량을 투자해 농어촌 마을 760여 곳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화(電化) 사업도 추진했다.
조 사장은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현지 주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얻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인정받겠다"며 "필리핀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사회책임경영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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