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ㆍ영국 주재 미국 대사로 물망에 오르내리기도 하는 래스리는 월스트리트와 오바마 대통령을 이어주는 대표적인 끈이다. 그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과 만나 재정절벽 협상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을 정도다.
래스리는 지난 11월 미 대선에서 상당수 헤지펀드 매니저가 과거와 달리 공화당의 밋 롬니 후보를 지지한 것에 충격 받았다고 토로했다. 오랫동안 민주당에 기부해온 골수 지지자 래스리로서는 다른 매니저들의 변심을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미 정가 및 재계에 가장 큰 이슈인 재정절벽과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래스리는 경제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내년 미 경제성장률을 3%까지 전망할 정도다. 시장 전문가들의 평균 예상치 2%보다 50%나 높게 성장을 기대하는 셈이다.
래스리의 가장 큰 고민은 투자자들에게 어떻게 해야 많은 수익을 안겨줄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고객들은 수익률 8%를 요구한다. 미 재무부 채권 투자 수익률이 1~2%인 데 비하면 스트레스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레버리지를 높여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금은 사라진 베어스턴스나 리먼 브라더스처럼 높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뜻이다.
애비뉴 캐피털의 자산은 200억달러(약 21조4800억원)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돈으로 연간 8% 이상의 수익률을 목표로 삼는다는 것은 그만큼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래스리는 부실채권 투자와 사모펀드 투자로 해마다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안겨줬다. 그가 운용하는 펀드의 수익률은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12%를 기록했다.
비결은 유럽이다. 위기에 처한 유럽 은행들이 구조조정 차원에서 내던진 자산과 채권 매입으로 큰 돈을 번 것이다.
래스리는 7세 나던 해 부모 손에 이끌려 모로코에서 미국으로 이민 왔다. 그는 매사추세츠주 우스터에 있는 클라크 대학 졸업 후 뉴욕 로스쿨을 거쳐 투자업계로 뛰어들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부실채권 투자에 뛰어든 그는 1989년 암록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이어 1995년 소냐 가드너와 함께 애비뉴 캐피털을 설립했다. 애비뉴 캐피털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 첼시가 근무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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