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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힘 받는 '브릭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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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영국은 유럽공동체에서 고립된 존재다." 침체된 영국 경제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놓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1988년 한 발언이 오늘날 점차 현실화하고 있다. 영국이 40년 간 몸 담은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12월 8일자)는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신중하지 못한 도박"이라고 표현했다.
영국에서는 최근 영국의 EU 탈퇴를 의미하는 '브릭시트(BrixitㆍBritain과 exit의 합성어)'가 탄력 받고 있다. 1976년 영국을 EU에 가입시킨 대처 전 총리의 보수당은 두 갈래로 쪼개졌다. 서먹서먹한 EU와 관계라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보다 탈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거세진 것이다.

여론도 EU 탈퇴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중순 여론조사에서 영국민의 96%가 EU 탈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는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시행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내다봤다.

영국에서 반(反)EU 목소리가 커진 것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로 영국이 피해만 본다는 생각 때문이다. 영국은 EU 회원국이지만 유로가 아닌 독자 화폐 파운드를 사용한다. 그러나 유로화 사용 국가들이 대다수인 EU가 회원국에서 갹출한 공동 예산을 유로존 위기 해결에 쓰려 하자 영국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영국은 EU의 2014~2020 장기 예산 증액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 경제위기 해소 차원에서 재정정책 권한을 유럽중앙은행(ECB)으로 넘기자는 '신재정협약'에도 영국은 서명하지 않았다.

영국의 이런 태도에 유럽 대륙 국가들은 불만이 많다. 영국이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기 위해 '브릭시트' 운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의 EU 탈퇴는 양측 모두에 비극이 되리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EU는 국내총생산(GDP) 규모에서 세계 최대다. 하지만 영국이 빠지면 미국과 신흥시장에 뒤질 수 있다. 영국이 EU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3.8%로 독일ㆍ프랑스에 이어 셋째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해마다 EU에 내는 80억파운드(약 14조원)의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 게다가 농업ㆍ노동ㆍ금융 분야의 각종 규제도 풀 수 있다. 그러나 EU와 자유무역을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영국의 수출 가운데 절반을 차지하는 EU 시장에서 타격이 불가피하다. 일부에서는 영국이 EU로부터 탈퇴한 뒤에도 노르웨이와 함께 유럽경제공동체에 잔류할 수 있으나 EU로부터 규제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EU 탈퇴보다 EU에 넘긴 재정이나 사법 권한 일부를 되찾아오는 방법에 대해 모색 중이다. 독일 등 대다수 EU 회원국은 영국의 EU 탈퇴에 반대한다. 그렇다고 영국에만 특권을 줄 수 없는 입장이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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