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성관계 안 해봤고 앞으로도 안할 거예요. 자궁경부암 백신 맞을 필요 없나요?
2. 산부인과에서 HPV 감염이 진단됐습니다. 제 남편(남자친구)이 바람을 핀 것인가요.
HPV는 대장균처럼 어디에서나 발견되는 흔한 바이러스입니다. HPV 감염의 주된 원인은 남성과의 성관계입니다만,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순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HPV를 남편으로부터 전달받았을 수도, 아닐 수도 있으며 남편 역시 HPV를 다른 여성에게서 받았을 수도 또 아닐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항상 1:1 성관계만 맺은 커플의 여성에게 발견된 HPV 종류가 남성의 것과 다른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여성이 다른 남성과 성관계를 하지 않았다는 전제하에, 가장 '가능성 높은' 경우는 물론 '다른 여성→남성→여성'이긴 합니다.
3. 어쨌든 여성이 HPV에 감염됐다면 남자 파트너가 문란한 것 아닌가요?
자궁경부암의 위험은 여성이 성관계를 한지 오래됐을수록, 성 파트너가 많을수록 높아집니다. 즉 '감염'될 기회가 많았기 때문이죠. 마찬가지로 상대 남성의 '경험'도 여성에게 HPV를 전달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는 것이니 감염 위험이 올라갑니다. 남자 파트너를 의심할 충분한 '의혹'은 됩니다만, 역시 '단정'할 순 없는 것입니다.
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콘돔을 껴도 전염이 되며, 씻는다고 없어지는 식으로 분포하지도 않습니다. 청결과 콘돔 착용은 중요하지만 자궁경부암 예방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5. 예방범위가 더 넓은 백신이 나온다는데, 저는 이미 가다실(혹은 서바릭스)을 맞았어요. 억울합니다.
HPV 감염이 언제 어떻게 이루어질지 모르니 이왕 맞으신 것을 후회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현재 개발사는 가다실 접종을 3회 완료한 여성이 새 백신(V503)을 추가로 맞을 때 효과가 어떤가를 따로 실험하고 있습니다. 새 백신이 나오면 일종의 '지침'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또 V503은 한국여성에게도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니, 우리 전문가들도 한국 지침을 따로 마련해 발표할 것입니다.
#HPV(인유두종바이러스)와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은 HPV 감염 때문에 발생한다. HPV는 성접촉으로 전염된다. HPV는 정상적인 성관계로도 흔히 옮겨지며 우리나라 여성 30% 이상이 한 가지 이상 HPV에 감염돼 있다. 설사 HPV가 몸에 들어왔다고 무조건 암이 되는 것은 아니다. HPV가 문제를 일으킬 확률은 매우 낮으며 종양, 즉 암으로 발전하는 데도 오래 걸린다. 그 사이 간단한 검진을 통해 발견이나 대처가 충분히 가능하다. 감염 상태로 별 문제 없이 평생 사는 사람이 암에 걸리는 사람보다 절대적으로 많다.
#자궁경부암 백신이란?
HPV는 100여가지 종류가 있는데 이 중 15가지 정도가 암을 일으킨다. 15가지 중에서도 특정 인종이나 국민에게 많이 퍼져있는 종류가 따로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백신은 가다실과 서바릭스 2종류다. 두 백신은 HPV 16형과 18형에 의한 암만을 예방해준다. 총 3회 걸쳐 접종한다. 접종 후 16, 18형에 의한 암을 거의 100% 예방해준다. 그러나 다른 종류에 의한 암은 막을 수 없다. 물론 '교차예방효과'라는 것이 있어 16, 18형에 대한 면역력을 만드니 다른 종류에 대한 예방효과도 '덤으로' 생기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종합하면 두 백신은 전체 HPV에 의한 암의 80∼93% 예방해준다고 한다. 새롭게 개발돼 2∼3년 내 사용될 것으로 보이는 V503은 16, 18형외 5가지 종류를 더 예방해주기 때문에, 교차예방효과를 감안하면 자궁경부암을 거의 100% 예방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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