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비슷한 일정을 연이어 소화하면서 '따라하기'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가 이번엔 충청권 표심을 놓고 맞붙는다. 이번 대선에서도 캐스팅보트를 쥔 중요한 승부처로 여겨지는 충청권 표심을 놓고 두 후보 간의 맞대결이 벌이지는 모양새다. 공교롭게도 일정의 내용 역시 과학기술분야로 겹쳐 '과학계 표심'이 누구 손을 들어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그는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폐기된 과학기술부의 부활, 과학기술연구원의 정년 환원(61세→65세)과 2017년까지 과학기술인 정규직 비율을 90%까지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과학기술인의 49%가 비정규직이다. 문 후보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없으면 성장도 일자리도 없다"며 "과학기술인들이 창의적 실험에 몰두할 수 있도록 기존의 '통제' 방식을 적극적인 '지원'으로 바꾸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문 후보는 오후엔 전북으로 이동해 정읍의 한 농장에서 벼베기를 도우며 태풍 피해 상황을 점검했다. 이후 지역 핵심당원들과 함께 전북지역 당원 필승결의대회를 열어 단합과 지지를 당부한다. 그는 이 자리에서 새만금 사업의 안정적 추진과 전북 식품 수도 육성 계획 등이 담긴 전북발전공약 협약식도 가질 예정이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천안 동남구 병천면에 있는 충남 농민 파워블로거 조영숙씨 오이농장을 방문했다. 오후에는 대전으로 이동해 자신이 3년간 석좌교수로 재직했던 카이스트 창의학습관에서 '과학기술과의 소통으로 다음세대를 열어갑니다'란 제목으로 강연을 했다. 그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서 과학 기술 분야를 모색하겠다"고 강조하며 제자들과 청춘콘서트를 진행했다.
1992년 대선 이래 충청권 득표에서 앞선 후보가 대권을 거머쥐었다는 점에서, 이 지역은 대선 때마다 승부처로 꼽혔다. 지난 총선에서 대전ㆍ충남ㆍ세종은 새누리당 7석ㆍ민주당 7석의 황금분할구도로 나눠질 만큼 충청표심은 유동적이다. 두 후보는 모두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대덕특구라는 과학기술의 상징성을 가진 충청의 표심 공략을 위해 정책대결을 본격적으로 펼쳐 주도권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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