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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독도스타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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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인기가수 싸이가 '독도스타일'을 만든다?

불가능한 일은 아닌 것 같다. 아직 본인에게 의사를 물어보진 않았지만, 평소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그게 큰 인기비결이기도 한 싸이가 선뜻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없진 않아 보인다.
영토문제에 있어선 단호할 수밖에 없는 정부 역시 일본과의 해묵은 갈등인 독도문제를 안팎으로 널리 알리는 데 '세계적인' 스타를 쓰는 게 득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정부가 실제로 싸이에게 독도 광고를 부탁할지는 미지수다. 외교통상부 고위당국자 역시 기자들과 만나 가볍게 얘기하는 자리에서 누군가 물어보자 "싸이가 만드는 것처럼 재미있게 만드는 게 첫번째"라면서 "검토해 보겠다"고 답한 정도다. 그러나 단순히 보다 많은 사람이 보기 위한 재미 차원에서 접근하는 건 득보다 실이 더 커 보인다.

'독도를 광고하자'는 발상은 애초 일본 정부의 독도문제 공세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나왔다. 일본 정부가 독도문제와 관련해 거듭 잘못된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아예 일본 국민을 상대로 '독도가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한국 땅'임을 알려야 한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실무진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단순한 광고보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수단을 쓰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지만 효용성 측면에서도 의문이 든다.
무엇보다 싸이의 독도스타일이 우려되는 건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역시 우리 국민을 향해 '이만큼 하고 있다'는 가시적인 결과물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의심을 지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일본이 자국 내에서는 물론 대외적으로 독도를 어떻게든 분쟁지역으로 부각하고자하는 의도에 말려들 우려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내용을 전하기 위해선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내용을 전하는 형식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신나게 웃고 즐기며 춤추자는 싸이에게 독도를 알려달라는 임무를 맡기는 건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어색하다.

정부의 검토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알려지면서 싸이도 답하지 않으면 곤란할 처지에 놓였다. 이제 막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싸이가 일본 우익세력에게 표적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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