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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주요 주주들의 미묘한 지분변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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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녹십자 주요 주주들의 지주사 지분 매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당장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경영권 향배와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지난달 31일 녹십자홀딩스 는 최대주주 친인척 3인의 지분변동 사실을 공시했다. 각각 400, 1310, 1430주가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이들의 낮은 지분율(0.2% 수준)을 고려할 때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이들이 허일섭 회장의 3남매라는 점을 제외하면 그렇다.
자녀들뿐 아니라 부모인 허 회장과 최영아 씨도 녹십자홀딩스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올해 들어 허 회장은 19회, 최 씨는 2회에 걸쳐 주식을 사모았다. 이에 따라 허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2009년 5월 9.68%에서 11.84%로 늘었다. 반면 허 회장은 주력회사 녹십자 지분은 줄이고 있는데, 여기서 확보한 자금으로 지주사 지분 매입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주식을 사는 건 허 회장 일가뿐 아니다. 고 허영섭 회장의 두 아들 허은철ㆍ용준 부사장 형제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009년 6월 각각 0.77%, 0.65%에 불과하던 두 형제의 지분은 현재 1.32%, 1.28%로 증가했다.

녹십자 주요 주주들의 미묘한 지분변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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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회장 별세 후 녹십자는 유산 상속을 둘러싼 소송전을 겪으며 혼란스런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허일섭 회장 중심으로 경영진이 꾸려지며 이내 안정기에 들어갔으나 지난해 말 의외의 사건이 생겼다. 친인척들이 경쟁적으로 주식매입에 나선 시점도 이 때다. 허은철ㆍ용준 부사장은 최근 갑작스레 30억원을 대출받아 주식매입에 사용하는 등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드러냈다.
이런 움직임은 미망인 정인애 여사의 행보와 관련 있어 보인다. 정 여사는 보유 중이던 지분 1.6%를 지난해 11월부터 3달에 걸쳐 모두 팔았다. 업계에선 상속세 마련 차원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 여사와 두 아들 허은철ㆍ용준 부사장에게는 155만주가 상속될 예정이다. 대법원 판결이 나면 집행된다. 2심까지 승리한 정 여사측이 상속 후 상황에 대비하기 시작한 것이란 분석이다. 자신의 주식으로 모든 세금을 충당함으로써 두 아들의 지분 감소를 막겠다는 의도란 것이다.

상속이 끝나면 정 여사와 두 아들의 지분율은 6%로 올라간다. 또 추가로 상속 받는 녹십자 주식 6만주를 활용한다면 최고 7.65%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녹십자 내부에선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일단 허일섭 회장의 지분율이 월등히 높고, 그의 녹십자 주식 15만여주(240억원 수준)라는 실탄을 고려하면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삼촌과 조카 간 사이가 원만해 경영수업을 받아온 두 조카들로 적당한 시점에 대권이 넘어갈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하지만 이들과는 별개로 의중을 파악하기 어려운 세력이 있다. 지분 3.45%를 보유하고 그 규모를 계속 늘이고 있는 박용태 부회장이 눈에 띈다. 또 허남섭 서울랜드 회장의 딸 허정미 씨도 3.15%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어떻게 합종연횡 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또 유산 상속시 지분 9.9%를 갖게 되는 공익재단을 누가 지배하느냐도 관심거리로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회사 측은 "경영권 분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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