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아파트값 조사기관 시세와 실제 거래되는 가격 차이가 커져 수요자들의 혼선이 가중되고 있다.
실거래가의 움직임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개포주공1단지 50㎡의 최근 실거래가는 6억9500만원. 2년 전인 2010년 6월에 비해 2억원 정도 하락했다. 노원구 중계동 건영3차는 2년전에 비해 1억원 하락한 4억6500만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대부분의 서울 시내 주요 아파트값이 많게는 20% 넘게 떨어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KB국민은행 시세는 서울시내 아파트 가격이 1.7% 정도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부동산114 조사에선 -6.07%였다.
이처럼 조사기관에 따라, 또 발표자료와 실제 거래가 차이가 커지는 것은 거래 침체로 호가가 실거래가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표본수치가 너무 적은 탓도 있다. 예컨대 KB국민은행이 집계하는 서울시 집값 표본은 2700가구로 서울시내 전체 아파트 가구 122만 가구의 0.2%에 불과하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데이터 부족과 함께 거래가 없어 호가를 시세로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문제는 매수인이나 매도인 모두 정확한 가격을 알지 못해 거래를 꺼리는 등 시장 혼란을 부추기는데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침체로 급매물이 많이 나오고 매도자 보다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면서 이런 경향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홍석민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소 팀장은 "부동산 시장의 장기침체로 거래가 워낙 드물다 보니 가격정보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며 "급매물 시세나 실거래가 같은 현장 가격 지표를 최대한 활용해야 이런 착시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진희정 기자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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