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하굿둑 해수유통으로 날선 공방 뒤 최근 군산 해상매립지사업에 ‘해상신도시’ 논란
이들이 충돌했다. 같은 금강 문화권이란 생각은 버린 지 오래다. 올 초부터 금강하굿둑의 해수유통을 놓고 1차 대결을 벌였고 최근엔 군산해상매립지를 두고 설전이 오가고 있다.
◆금강 하굿둑 해수유통=충남 서천군이 금강이 오염됐으니 하굿둑을 터야 한다는 주장을 2009년부터 펴기 시작했다.
금강하굿둑 전체길이는 1841m로 1990년 완공됐다. 한해 3억6000만t의 담수를 공급한다. 전북과 충남 일대에 농·공업용수를 공급하고 금강 주변지역의 홍수를 조절하고 토양과 모래가 흘러내려 강하구에 쌓이는 것을 막아 군산항 기능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서천군은 금강하굿둑을 만든 뒤 해류변화로 토사가 쌓이면서 죽은 갯벌이 됐다. 철새도래지도 금강하굿둑 상류로 옮겨간 지 오래다.
전북도는 “하굿둑 철거로 바닷물이 들어오면 농업 및 공업용수 확보에 차질이 생긴다. 아무 대책도 없이 철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대했다.
군산시는 “하구둑을 없애면 용수확보 문제는 물론 홍수 때 하류지역에 있는 군산시 저지대의 범람이 걱정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두 지자체간 대립은 3년이 지난 지금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전북에선 군산시, 익산시, 김제시의 자치단체장들이 지난 5월9일 전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안 없는 금강하굿둑 해수유통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문동신 군산시장, 이한수 익산시장, 이건식 김제시장은 이날 “대안 없는 해수유통은 지역이기주의 및 지역갈등을 키우고 있다”며 “충남도와 서천군은 더 이상 대안 없는 해수유통 주장을 철회하고 금강유역 중·상류 오염원에 대한 근원수질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군산시 해상도시 건설 추진=하굿둑의 해수유통이 해결되기도 전에 이번엔 군산시가 추진하는 해상매립지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해상매립지는 군산시 해망동 육지에서 200여m 거리에 70년대부터 내항 항로에서 퍼낸 준설토로 만들어졌다. 인공섬이다. 서해안이 조수간만의 차가 커 대형 선박의 정박을 위해선 끊임없는 준설이 필요했다.
현재 바다에 150만㎥의 새로운 땅이 만들어 졌고 46만3000㎡의 땅을 만드는 작업이 막바지다.
군산시는 이곳을 ▲해양과학·미래산업시설 ▲종합체육시설▲문화체험·관광휴양시설 ▲복합기능시설 등이 어우러진 친수공간으로 개발키로 했다.
오는 2018년 이곳에서 전국체전을 열겠다는 게 군산시의 구상이다.
이에 대해 나소열 서천군수는 이날 “금강하구는 이미 수많은 대규모 인공 구조물로 인해 거대한 퇴적지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며 “금강하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또 다른 개발을 위해 용역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유례를 찾기 힘든 난개발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비대위 이우봉 공동대표도 “금강하구의 큰 장애물로 남아 있는 해상매립지를 활용한 개발계획 자체가 문제”라며 “이미 심각한 상황에 처한 금강의 해양환경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적치된 준설토를 없애는 방안이 최적의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충남도도 지난 26일 권희태 정무부지사가 국토해양부를 방문, 주성호 제2차관을 만나 면담을 하고, 군산해상도시 건설저지를 위한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날 전달된 건의문에는 군산 내항 준설토 투기장 활용방안 구축용역을 전면 재검토 하라는 내용 등이 담겼다.
갈등을 보이는 두 사안의 공통점은 '환경'이다. 환경적 측면에서 무엇이 옳은 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때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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