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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컴퓨터 대신 현실의 실천이 필요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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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18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유령>의 서사와 화법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스테가노그래피’다. 신효정(이솜) 살인 사건에서 중요한 단서가 된 이후 계속해서 등장하는 이 기술은 겉으로 보이는 파일 안에 진짜 정보를 숨기는 전략이다. 이는 조작된 표면의 세계와 이면의 진실이라는 이 작품의 주제를 함축하며, 동시에 일차적으로 진행된 이야기를 다른 각도에서 리플레이하며 숨어있던 진실을 보여주는 서사 방식을 은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 전략이 한계에 부딪히는 결정적 순간마다 <유령>은 정면에서 진실을 드러내는 정공법으로 위기를 돌파한다. 예컨대 기영(최다니엘)이 우현(소지섭) 앞에서 자신이 하데스임을 고백하는 순간이나 권혁주(곽도원)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순간, 그리고 조재민(이재윤) 결심 공판에 나타나 현민(엄기준)이 진범임을 폭로하는 18회 마지막 장면처럼.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에 완전 점거당하기 직전 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과도 같다. 지금까지 기영은 현민이 사용해온 전략을 역이용하는 방식으로 그를 추적해왔다. 본 모습을 숨긴 팬텀 현민처럼 우현의 얼굴로 위장했고, 위조된 신효정 동영상을 역위조해 현민의 모습을 공개했으며, 해킹 프로그램인 세이프텍의 백신을 역해킹해 경고 메시지를 띄웠다. 그러나 절대권력 또한 얼마든지 그것을 역이용할 수 있는 한 이러한 전략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저항의 거점이 되기도 하지만 통제당하기도 쉬운 이중적인 사이버 세계의 본질적 특성 때문이다. 결국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마지막 보루이던 익명의 가면을 벗어야하는 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 하데스의 다급한 경고처럼 “지금 당장 전원을 끄”고 현실의 실천을 병행해야 하는 순간이. 그것이 사이버 세계와 실제 현실을 분리하지 않고 입체적 시선으로 그려내는 <유령>의 증강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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