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근 밥먹듯…자부심 없인 못 버텨요
올해 초 ‘신의 직장’ 문턱을 갓 넘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김지훈(가명)씨에게 취업 비결을 묻자 “학부 때부터 관심이 있었던 만큼 전공이나 수업을 통해 꾸준히 준비를 해왔던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은 필기시험 비중이 높고 어려워 행정고시나 사법고시를 준비하며 전문지식을 쌓은 사람들이 유리하고, 거래소는 필기 이후 인적성과 영어 말하기 등 면접 이후 전형의 비중이 높은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상업계 특성화고인 천일고 출신인 이 조사역은 각 학교당 1명씩 추천된 79명의 고교 졸업생과 경쟁해 당당히 금감원 첫 고졸 공채 다섯 자리 중 한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거래소 김지훈씨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들어온 만큼 인력 구성이 우수하고, 그에 따른 자부심이 업무에 시너지를 준다”며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 파생상품, 시장감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본시장의 최전선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 조사역은 금융감독원의 가장 큰 장점으로 ‘은행, 보험, 카드, 증권 등 다양한 권역에서 전문적인 직무를 경험하며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일을 열심히 하는 만큼 본인의 능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는 얘기다. 반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취업에 성공해 마지막 겨울방학을 즐기지 못한 점은 아쉽다”며 앳된 청년의 얼굴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한국거래소는 예년의 두 배 수준인 28명을 선발했다. 금융감독원도 이 조사역을 포함한 고졸채용자 5명과 대졸 45명, 총 50명을 채용했다. 대표적인 ‘신의직장’ 집단인 10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권 공공기관(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코스콤, 정책금융공사, 예금보험공사, 주택금융공사 등)은 지난해 총 143명을 선발했다. 평균 연봉은 기대했던 것보다 높지 않았다. 10개 공공기관 초임 평균은 올해 3596만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금융공사가 424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기업데이터가 2702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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