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의심 사고는 1980년대부터 전 세계적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재현이 불가능한 사고라서 추정만 할 뿐 자동차 선진국이라는 미국ㆍ일본에서도 아직까지 명확한 이유를 밝혀내지 못했다. 국내에서도 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급발진 의심 사고는 2009년 81건에서 지난해 241건으로 늘었다. 최근 6년간 1000여건에 이른다. 더구나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사고 동영상이 잇따라 인터넷에 유포되면서 운전자의 불안을 더하고 있다.
현대생활에서 자동차는 빼놓을 수 없는 문명의 이기다. 1가구 1자동차 시대에 들어선 지 오래다. 자동차가 갑자기 흉기로 돌변하는 상황을 내버려 두어선 안 된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세계적으로 원인을 밝혀낸 나라가 없다지만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앞서 밝혀낼 필요가 있다.
이번 민관 합동조사에서 원인을 찾아내고 급발진 방지 장치를 차량에 장착하면 한국산 자동차가 가장 안전하다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모의시험 등 조사 과정을 공개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폭넓게 반영하는 것이 옳다. 자동차 제조업체는 운전자의 실수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원인 규명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이번 조사를 사고 예방과 차량 성능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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