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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창업, 실패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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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창업하기에는 괜찮은데 도전 정신이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34개 회원국과 초청 비회원 6개국 등 40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창업 관련 규제가 적기로는 7위로 아시아 경쟁국인 일본(30위)과 중국(38위)을 크게 앞질렀다. 하지만 '실패가 두렵다'는 응답 비율은 45%로 이스라엘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창업을 좋은 기회로 여기고(11%), 창업할 능력이 있다(27%)는 비율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창업 절차 등 여건은 양호한데 창업해 키워 나가는 기업가 정신이 약하다는 의미다.

한국인의 기업가 정신이 본래부터 약한 것은 아니었다. 식민 지배와 전쟁을 딛고 불과 반세기 만에 '20-50클럽'(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인구 5000만명)에 진입하는 점이 입증한다. 한국의 20-50클럽 진입은 세계 7번째요, 2차 대전 이후 독립국 가운데 유일하다. '한강의 기적'으로 통하는 국민 모두의 힘이 모인 결과이자 기업인의 역할이 컸다.
정주영ㆍ이병철ㆍ구인회ㆍ박태준 등 창업 세대는 불굴의 기업가 정신으로 조선ㆍ전자ㆍ철강 등 산업의 기반을 다졌다. 이건희ㆍ정몽구 등 2세대는 과감한 경영으로 반도체ㆍ자동차 신화를 일궜다. 그런데 일부 재벌가 2ㆍ3세의 일탈이 선대 업적을 허물고 반기업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대기업 오너부터 기업가 정신을 회복하고, 특히 2ㆍ3세는 손쉬운 베이커리 사업이나 명품 브랜드ㆍ외제차 수입 대신 미래 성장산업을 찾아야 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달 발족해 산업 현장을 탐방 중인 1만명의 대학생 기업가 정신 원정대에 부끄럽지 않도록.

청년들의 쇠약해진 벤처 정신도 되살려야 한다. 벤처업계에도 1세대 메디슨, 2세대 안철수연구소, 3세대 NHN 이후 스타 벤처를 찾기 어렵다. 게임업체 넥슨과 엔씨소프트도 1990년대 중반에 창업한 기업이다. 벤처 생태계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문화부터 조성해야 한다. 한 번 실패했다고 범죄자로 내몰지 말고 재기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대학과 중ㆍ고등학교에서부터 기업가 정신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대학에 창업학과를 신설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직 남아 있는 불필요한 창업 관련 규제 정비에 정치권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창업은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절실한 청년실업 해소 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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