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휘들옷(지식경제부와 한국패션협회가 시원한 옷을 만들어 에너지 사용을 줄이자며 상품화한 근무복)을 입고 나온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를 시작하기도 전에 조석 지경부 2차관에게 "오늘 전력 사용량은 좀 어때요?"라고 물었다.
이날 오후 1시35분. 지경부는 "예비전력이 350만㎾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전력수급 비상조치 1단계(관심)를 발령했다. 지난해 9·15 정전사태 이후 관심 단계가 발령된 건 9개월 사이 처음이다.
같은 날 오전 홍석우 지경부 장관은 이미 예비전력량이 300만kW대로 뚝 떨어질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다. 홍 장관은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런 사정을 고려해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는 여름철이 오기 전에 전기 요금을 인상하는 게 좋겠다"며 충격요법을 썼다. 요금 인상 계획을 알려 사용량을 줄여보자는 계산이었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금처럼 전기를 쓴다면 대규모 블랙아웃(정전)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대규모 절전 운동으로 아껴 쓰는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 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21일 오후 2시부터 20분 동안 전국 정전 대비 위기 대응 훈련을 한다.
김혜원 기자 kimhye@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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