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오는 5일 19대 첫 임시국회를 소집했지만 원 구성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18대 상임위원장 배분을 놓고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각각 10대 8, 9대9로 맞서며 타협을 보지 못하고 있다. 막바지 타협을 봐야할 상황인데도 여야는 이날 모두가 국회를 비운 상태다.
새누리당 지도부가 매주 월요일 국회나 여의도 당사에서 여는 최고위원회의 대신 백령도를 방문하는 것은 통합진보당 일부 의원들의 '종북 주사파' 논란 등 이념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안보의식을 고취하고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민주통합당은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하루 종일 의원 워크숍을 갖는다. 오전에는 김호기 연세대 교수와 김태일 영남대 교수의 4ㆍ11 총선 패배의 원인과 12월 대선 승리를 위한 과제에 대한 강연을 듣고 대선 승리 방안을 논의한다. 오후에는 원내지도부가 제1기 원내 운영전략 및 주요과제를 설명한다.
◆종북주사파 탈북자 발언 등 정쟁도 계속=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를 수용하고, 민생정당으로 거듭나 12월 대선에서 승리하겠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한다. 민주당은 이어 의원총회를 열어 19대 전반기 국회부의장 후보를 선출한다. 현재 5선의 이석현(경기 안양 동안갑) 의원과 4선의 박병석(대전 서갑) 의원이 야당몫 국회부의장 경선에 출마했다.
여야는 임수경 의원의 막말발언과 박근혜 전 위원장의 종북주사파 의원 제명에 대한 설전을 이어갔다. 임수경 의원으로부터 막말을 들은 하태경의원은 임 의원의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며 진심이 담긴 사과를 요구했다. 임 의원은 지난 1일 한 사석에서 탈북자와 하 의원에 대해 '변절자XX'라는 막말을 한 것이 페이스북을 통해 전해졌고 3일 공개사과를 했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 틈을 노려 임 의원과 종북성향 의원들에 대한 안보관을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지난 1일 종북주사파 의원 제명과 민주당에 책임론을 제기한 이후 박 전 위원장의 2002년 방북과 5.16쿠데타에 대한 평가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며 연일 공세를 펼치고 있다.
◆주가 환율 휘청..정부도 성장률 방어 나서=반면에 이날 주식, 금융, 외환시장은 급격한 혼란에 빠졌다. 주식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가 부진한 탓에 코스피가 1800선을 밑돈 채 거래를 시작했다. 오전 9시 8분 현재 1780.67로 전 거래일보다 2.93%(53.84포인트)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기계(-3.35%), 건설업(-3.41%), 증권업(-3.11%), 화학(-3.02%)을 중심으로 전업종이 하락세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한 탓에 원ㆍ달러 환율이 나흘째 상승하고 있다. 이날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9시10분 현재 전거래일보다 5.15원 오른 1182.85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급기야 추가경정예산을 쓰는 대신 기금을 증액해 성장률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일 취임 1주년을 맞아 산행을 한 자리에서 "경제 안정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데 경제 활력과 성장 관점에서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3.7%로 예상했지만 국내외 주요 기관들이 줄줄이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정부도 성장률 전망치에 손을 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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