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히잡으로 얼굴을 가린 채 두 눈만 빼꼼히 내민 여성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TV방송이 등장한다.
아랍에미리트(UAE)의 일간지 알바와바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최근 이집트에서 몸 전체를 완전히 가린 여성들이 제작하고 진행하는 위성TV '마리아'가 이달 말 정식 개국을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 제작과 보도도 모두 여성들을 통해 이뤄진다. 이 방송국의 여성 임직원들은 '니카브'라는 천으로 얼굴을 가려야 한다. 흔히 아랍 여성들을 상징하는 '히잡'이 머리 두건을 의미한다면 니카브는 얼굴과 목덜미 전체를 덮는 가리개이다.
특히 마리아의 소유주이자 극단적인 보수주의자를 자처하는 살라피 셰이크 아부만 씨가 미디어업계에서의 경력과 학위를 인정받아 회사 운영에 자문 역할을 할 뿐 그를 제외한 어떤 남성도 이 방송국의 운영에 간여할 수 없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슬람교 가운데 정통파를 자칭하는 '사라비아파무슬린'이 오히려 (방송을 통해) 여성들을 억압하는 방편으로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현재 아랍 지역에서는 다수의 방송 채널이 경쟁하는 가운데 외모가 출중한 미녀 아나운서들을 기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상황.
여성 아나운서 대부분은 히잡을 쓰지 않는데, 마리아 측은 이들을 향해 "경망스럽다", "이슬람교를 모독한다" 등과 같은 비난을 보내고 있다.
조인경 기자 ik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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