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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수 총재는 '글쓰기 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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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논문 공모 등 자기계발 강조, 연구·경쟁하는 조직으로 탈바꿈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요즘 한국은행 직원들은 '글쓰기 모드'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보고서 등의 직접 집필을 강조하고 있어서다. 고위직 간부들에게도 하위직이 올린 기안에 의견을 첨부하는 수준의 가필(加筆) 관행을 넘어 직접 글을 쓰도록 지시했다.

나아가 총재 스스로도 '글쓰는 총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은을 연구하고 경쟁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지 않으면 조직의 미래는 없다는 게 김 총재의 소신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1년에 한번 씩 전 직원을 대상으로 경제논문 현상공모를 실시하고 우수논문을 뽑아 시상한다. 통상적으로 공모에 응모하는 직원들은 4급 초임과장이나 5급 조사역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올해는 3급 팀장이 응모하면 개인뿐만 아니라 소속된 단위조직 전체를 경영성과 평가에서 우대한다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고위직 간부에 대한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글쓰기를 독려하라는 김 총재의 특별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취임 직후부터 한은의 연구기능과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 강화를 강조했다. 우선 수석이코노미스트를 도입해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부과장이었던 김준일 부총재보를 영입했다. 한은이 국내 통화정책 담당에 머무르지 않고 중장기 연구 과제를 발굴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에는 한은법 개정을 통해 한은의 역할을 물가안정 뿐 아니라 금융안정 기능으로 확대했다. 한은 차원의 연구문화 정착을 위해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위원장을 겸임하는 연구위원회를 만들어 부서간 협업연구도 활성화시켰다.
총재 스스로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지난 3월 한은이 집행간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워크숍에서 김 총재는 두 시간 동안 강연을 진행했다. 이 강연의 원고분량은 A4용지 20페이지. 여기에 무려 30개의 주석이 달려있어 마치 학위 논문을 연상케 했다. 이 강연문은 김 총재가 두 달에 걸쳐 직접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김 총재는 "한은에는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거나 "단 한편의 논문도 남기지 않고 중앙은행 생활을 끝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등의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며 직원들의 자기계발을 독려해오고 있다.

김 총재식 개혁에 대한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정체된 조직에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는다. 일부 간부급을 중심으로 '독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책기관인 한은에서 연구기능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총재가 지금까지 시도한 개혁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어떻게 변화를 모색하는 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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