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저출산과 평균수명 연장으로 선진국에 비해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 출생아 중 남자의 기대수명은 77.0세, 여자는 83.8세로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보다 각각 0.6년, 1.7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년 0.47세 정도 평균수명이 증가하는 추이를 볼 때, 2009년 출생아의 실제 기대수명은 남녀 모두 90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후설계는 어느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으며 가입자 본인의 책임하에 고민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퇴직연금을 가입자 입장에서 어떻게 활용해야 노후의 버팀목으로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지 몇 가지 유의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째, 본인의 퇴직연금을 잘 운용할 수 있는 사업자를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업자 선택 시 단기 수익률보다는 운용에 대한 역량을 평가해야 한다. 다양한 상품을 제시하면서 컨설팅하는지, 가입 후 노후 설계ㆍ가입자 교육 등 사후관리를 잘해줄 수 있는지 등을 꼭 확인해야 한다.
셋째, 불가피한 사정이 없는 한 퇴직연금은 정년퇴직 이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전에 충실한 노후계획을 수립해 적시에 필요 자금을 안정적으로 지급받을 필요가 있다. 일시금으로 수령할 경우 노후 생활자금이 뜻하지 않게 중도에 소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정책적으로도 퇴직연금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사업자가 운영 역량을 강화하도록 끊임없이 유도해야 하고 정부의 복지부담을 덜어줄 퇴직연금에 대한 제도상 혜택 확대 등도 검토돼야 한다. 또한 도산ㆍ폐업 등이 빈번한 4인 이하 사업장의 근로자 수급권 보호를 위해 퇴직연금 도입 확대를 위한 지원도 신중히 검토되어야 할 부분이다.
노후 보장체계가 잘 구축된 선진사회에서는 은퇴를 제2의 인생의 출발로 생각한다. 다소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퇴직연금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은퇴에 대한 부담을 극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노후를 떠올리더라도 여유로운 웃음을 머금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우리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다.
장수하는 것이 사회적 부담이나 리스크가 되지 않고 행복한 노년이 되기 위해서는 미리 대비하는 방법 외에 달리 왕도가 없다. 또 하나, 퇴직연금에 더해 노년 대비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건강유지와 절제의 미덕이다.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퇴직연금은 삼각대처럼 균형을 잡고 노년의 버팀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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