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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가격표시제, 소비자가 알기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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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 서교동에 있는 한 식당의 삼겹살 1인분 가격은 1만1000원. 인근의 다른 집도 1인분에 1만1000원이다. 언뜻 고깃값이 같은 것처럼 보인다. 실상은 그렇지 않다. 1인분의 무게가 200g과 180g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더구나 가게 밖에 가격을 표시한 곳도 드물다. 가게에 들어가 메뉴판을 꼼꼼히 들여다보지 않고서는 어느 집 고깃값이 싼지 비싼지를 쉬 알기 어렵게 돼 있다.

정부가 음식점을 비롯해 이ㆍ미용업소, 숙박업소, 학원, 세탁소, 체육시설 등 개인서비스업종의 불합리한 가격표시제 전반을 손질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어제 '식품위생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고쳐 하반기부터 식당별로 제각각인 고기의 무게 단위를 100g으로 통일시키겠다고 밝혔다. 메뉴판에 가격을 표시할 때도 부가세와 봉사료 등을 포함해 소비자가 실제로 내야 하는 가격을 표시하도록 했다.
가게 밖에 가격표를 내걸도록 하는 옥외가격표시제도 추진할 방침이다. 소비자가 가게에 들어서기 전부터 품목이나 서비스별 가격을 알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다. 최근 일본산 고등어와 명태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이 잇따라 검출된 점을 고려해 수산물 음식점 원산지 표시 대상에 고등어와 명태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한다.

정부의 방침은 비록 소소한 듯하지만 소비자 편의 측면에서는 의미 있는 정책 변화다.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의 정보 접근권이 커지고 그만큼 선택권이 넓어지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고기의 무게를 줄이거나 '부가세 별도' 등을 악용해 음식값이나 요금을 올리는 편법을 막을 수도 있다. 업소 간 가격 경쟁을 촉진시켜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서비스업종 종사자들은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큰 데다 광고물 추가 제작 비용 부담도 적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옥외가격표시가 도시 미관을 해칠 수 있다며 역시 소극적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미뤄서는 안 된다. 업계 종사자들과 관계부처 간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실효성 있는 모범 규준을 만들면 될 일이다. 영세한 개인사업자의 어려움을 고려해 대형 업소부터 추진하는 등 시범 업종과 지역을 정해 단계적으로 실시하는 게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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