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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詩]고영 '득음의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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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한낮 /요란하던 매미소리 뚝 끊겼다//조용한 귓속에서/마른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한줌 미련도 남기지 않고/한줌 슬픔도 남기지 않고//울음마저 다 빠져나간 명창들/소리는 죽어 어디로 가나//날개 벗어/비로소 가벼워진 영혼들이/하늘을 울리고 있다

■ 우는 것들은 뜻밖에 몸이 단단하다. 날개도 단단하고 가슴과 배도 단단하다.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호각이나 피리처럼 단단해져야 한다는 것. 우는 것들의 외피는 그 울음을 터질 만큼 가두기 위해 단단해야 한다는 것. 문득 그걸 깨닫는다. 인간과, 파리와 나비 등속이 사랑을 울지 못하는 것은 몸이 젖은 흙같이 물컹거리기 때문이다 사랑을 위한 깊은 뱃심과 죽어라고 내지르는 필사적인 노래가 생략된 우리들은, 몸이 죽기도 전에 혹은 내뱉은 말이 식기도 전에 떠난다. 사랑하기도 전에, 정말 사랑을 이제 한번 해볼만한 무렵에 무른 몸처럼 제풀에 식어 사랑이 죽는다. 일주일만 사랑할 수 있는 매미들이 몸을 흔들며 미움미움미움, 마음마음마음, 새움새움새움, 싫어싫어싫어,로 울고 난리를 치는 사랑의 숲 속에서.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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