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관계자는 16일 "올해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원안에는 없던 한·미 FTA에 따른 성장률 상승 효과가 막판에 추가됐다"면서 "한·미 FTA가 성장률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는지 제대로 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숫자만 집어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당초 3.8%에 못미쳤던 성장률 전망치도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KDI는 주장만 나열할 뿐 과학적인 근거를 대지 못했다. KDI는 기존 연구기관의 연간가능일반균형(CGE) 모형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를 추산했다고 했지만, 이 모형은 특정 기간 성장률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분석이 아니다.
KDI 관계자는 "세종시 이전 문제로 안 그래도 고급 인력이 줄줄이 빠져 나가는데 KDI가 정부와 정치권의 눈치를 보느라 연구기관의 자세를 잃어버리고 있다"며 "소속 연구원들도 자긍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KDI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인력 유출이 잇따랐다. 지난해에는 거시금융경제연구부의 임경묵 박사가 ㈜두산 전략지원팀 상무로, 김현욱 박사가 SK경영경제연구소로 자리를 옮겼고, 이시욱·김동률·허석균·한진희 박사는 서울과 경기 소재 대학의 교수로 이동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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