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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KDI, '한·미 FTA 효과' 억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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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최고의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의 눈치를 살피느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성장률 상승 효과를 억지로 끼워 넣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KDI가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3.8%) 역시 현오석 원장의 지시로 발표 하루 전 원안보다 올려잡은 것이라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예상된다.

KDI 관계자는 16일 "올해 경제전망을 내놓을 때 원안에는 없던 한·미 FTA에 따른 성장률 상승 효과가 막판에 추가됐다"면서 "한·미 FTA가 성장률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는지 제대로 된 근거도 제시하지 못한 채 숫자만 집어 넣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당초 3.8%에 못미쳤던 성장률 전망치도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상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KDI가 올해 경제전망을 내놓은 건 지난해 11월이다. 당시 국회는 야당의 반대로 한·미 FTA 비준안 처리에 진통을 겪고 있었다. "한·미 FTA로 내년(2012년) 성장률을 0.1~0.3%포인트 높일 수 있다"는 KDI의 전망은 정부와 여당의 논리를 뒷받침하는 데 유용하게 쓰였다.

하지만 KDI는 주장만 나열할 뿐 과학적인 근거를 대지 못했다. KDI는 기존 연구기관의 연간가능일반균형(CGE) 모형 결과를 바탕으로 효과를 추산했다고 했지만, 이 모형은 특정 기간 성장률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분석이 아니다.

KDI 관계자는 "세종시 이전 문제로 안 그래도 고급 인력이 줄줄이 빠져 나가는데 KDI가 정부와 정치권의 눈치를 보느라 연구기관의 자세를 잃어버리고 있다"며 "소속 연구원들도 자긍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현오석 KDI 원장은 지난해에도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선발된 고영선 KDI 연구본부장의 '아세안+3 거시경제 감시 기구(AMRO)' 진출을 무산시켜 입방아에 올랐다. 현 원장은 당시 세종시 이전 문제로 인력 유출이 급증하는 등 연구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고 본부장의 이직을 막은 것으로 알려졌다.

KDI에서는 지난 2010년부터 인력 유출이 잇따랐다. 지난해에는 거시금융경제연구부의 임경묵 박사가 ㈜두산 전략지원팀 상무로, 김현욱 박사가 SK경영경제연구소로 자리를 옮겼고, 이시욱·김동률·허석균·한진희 박사는 서울과 경기 소재 대학의 교수로 이동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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