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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신임 생보협회장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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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부 조영신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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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신 기자]생명보험협회(이하 생보협회)가 300억원이 넘는 돈을 회원사들로부터 모아 2개의 시중은행 계좌에 나눠 보관하고 있습니다. 돈의 출처는 삼성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이며 순이익의 일부를 각출해 사회공헌에 쓴다는 명목입니다. 취지는 좋은데 문제는 돈의 용처와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조성 경위는 단순합니다. 생보사 상장(IPO) 당시 상장 차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는 취지로 지난 2007년에서 오는 2020년까지 13년간 총 1조5000억원을 모으기로 한 것입니다. 이렇게 모은 돈은 재단과 기금, 지정법인 등 3가지 경로로 사회적 약자에게 재분배됩니다. 지난 2009년까지 재단으로 403억원, 지정 법인으로 175억원이 배정됐습니다. 재단과 지정 법인으로 들어간 돈은 용도가 명확하고 용처도 투명해 큰 잡음이 없습니다. 그런데 생보협회가 직접 관리하는 기금에 대해서는 말이 많습니다.
민간 협회가 이 돈을 명확한 원칙 없이 좌지우지하다보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주인 없는 돈'이란 인식 탓입니다. 실제 기자가 확인한 결과 지난 2009회계연도 한 해 동안 11억원이 목적이 불분명한 학술지원 용도로 집행됐습니다. 기금으로 지원해서 나온 학술보고서를 보여 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협회는 "외부반출이 안 된다"며 공개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거액을 들여 만든 용역보고서를 왜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지 이해가 안 되는 대목입니다. 문제가 있느냐는 질문에 협회는 "앞으로 학술지원금은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고 답변했습니다. 생뚱맞은 동문서답인데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또 일부 정치인의 지역구 사회단체에 기금이 집행됐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요청(?)이 들어와 사용했다"는 애매한 해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생보협회는 생보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단체입니다. 이 때문에 외압(?)에 약한 게 태생적 한계입니다. 이런 곳에서 앞으로 2020년까지 조성되는 5000억원(총 모금액 1조5000억원의 3분의 1, 나머지 1조원은 재단과 지정 법인에 배정)을 직접 관리하는 게 옳은 건지, 김규복 신임 회장과 업계 사장단은 고민해야 합니다. 진정 사회적 약자를 위해 마련한 돈이라면 말입니다.

논란이 일자 지난해 말 협회는 '기금으로 대학생 학자금 부채상환을 위해 2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뒤늦은 생색용'이란 반응입니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생보사 상장차익 배분을 놓고 많은 논란 끝에 나온 기금인 만큼 투명하게 집행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생보협회가 독단적으로 운영할 경우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논란이 반복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협회장이 바뀐 만큼 현명한 기금 관리 방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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