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건 없이 신분만 밝혔다
인터넷에선 당시 대화기록을 녹취한 파일이 돌고 있는데,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소방관이 아닌 김 지사에 비난의 화살을 돌리고 있다. 특히 소방관이 전화응대 매뉴얼을 위반했는지 여부, 도지사라고 해서 119 상황실에 전화한 목적을 밝히지 않고 상대방의 관등성명을 요구할 수 있는 지 등이 쟁점이다. 급기야 김 지사의 전화통화 내용은 정치권으로까지 파장이 옮겨 붙었다. 잦은 설화에 시달리던 김 지사가 이번엔 전화(電禍)를 겪고 있는 셈이다.
김 지사는 바로 다시 전화를 걸어 다른 근무자에게도 신분을 묻고 이번엔 먼저 전화를 끊었다. 김 지사는 두 번의 전화에서 모두 9차례에 걸쳐 "김문수 지사"라고 자신의 신분을 밝혔지만 용건을 말하지는 않았다.
그 뒤 김 지사는 도소방재난본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도소방재난본부는 지난 23일 김 지사 전화를 받은 해당 근무자 2명을 포천과 가평소방서로 인사 발령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김 지사의 미니홈피에 어제부터 3500여개의 댓글을 달며 "장난전화에 시달리는 소방관의 어려움을 무시한 권위적인 대응"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직위와 이름을 밝히지 않고 먼저 전화를 끊은 것은 명백히 응급전화 응대관련 근무규정 위반"이라며 "도지사의 전화이기 때문에 인사조치 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통화내용 출처 유투브)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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