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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와 사카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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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1950년 전남 목포의 한 양조장에 '광림주조'라는 간판이 내걸린다. 훗날 보해양조의 전신이다. 지역에 기반을 둔 이 작은 회사는 설립 39년을 맞은 1989년 한바탕 일을 낸다. 안전성 논란이 일던 사카린을 빼고 소주를 만들어 세상에 내놨다. 소주 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너도 나도 '사카린 퇴출'을 선언했다. 이른바 '무(無)사카린 소주 시대'의 시작이었다. '탁탁' 소주병을 거꾸로 들고 궁둥이를 쳐 사카린 가라앉은 첫 잔을 따라버리던 모습은 그렇게 사라졌다. 발암물질로 의심받던 사카린은 이후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쓸 수 없게 됐다.

그리고 20여년이 지난 2011년. 정부가 달콤 쌉싸름한 사카린의 추억을 되살리겠다고 한다. 기획재정부는 기업환경 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사카린 규제 완화 계획을 발표했다. 사카린은 같은 양의 설탕보다 300배나 달지만, 값은 40분의 1 수준, 제과부터 장류까지 쓰임새도 폭넓다. 그래서 사카린 규제 완화는 정부 간담회때마다 식품 업계가 들고 나오는 단골메뉴였다. 미국 환경보호청이 사카린을 유해물질 리스트에서 뺀 뒤엔 업계의 목소리에 더 힘이 실렸다.
사카린 규제 완화 소식은 의외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향수를 자극하면서 한편 안정성 논란에 불을 지핀 탓이다. 재미있는 건 당황스러워하는 재정부의 반응이다. "이렇게 까지 주목받을 줄은 몰랐는데… '비즈니스 프렌들리' 하겠다 해놓고 법인세 감세를 못하게 돼 체면을 구겼잖아요. 그래서 그나마 할 수 있는 정책 과제를 발굴해보자 그러다 떠올린 것이거든요."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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