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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에르모티 CEO 공식 선임.. 시장 반응은 "꿩 대신 닭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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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 새 CEO 선임…시장은 시큰둥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지난 9월 파생상품 부문 트레이더의 무단거래로 23억달러 손실이라는 ‘날벼락’을 맞았던 스위스 최대 은행 UBS가 15일(현지시간) 세르지오 에르모티 최고경영자(CEO) 직무대행을 CEO로 공식 선임하고 재기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UBS는 이와 함께 카스파 필리거 현 회장이 2012년 연례주주총회에서 은퇴하고 악셀 베버 전 독일 분데스방크 총재가 후임 회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이는 애초 일정보다 1년 앞당겨진 것이다.
이번 발표는 오스발트 그뤼벨 전 CEO가 사임 의사를 밝힌 지 2개월만에 이루어진 조치로, UBS가 투자은행 부문 사업비중을 축소하고 자산관리 부문 역량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새 전략의 재확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뤼벨의 후임을 6개월 동안 물색했지만 결국 적임자를 찾지 못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필리거 회장은 성명을 통해 “지금 UBS는 안팎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리더를 필요로 하며 에르모티는 다방면에서 최고의 자질을 가진 인물”라면서 “이번 결정은 UBS에 근본적인 안정성과 투명성을 가져올 것이며, UBS가 직면한 금융산업계의 난제를 극복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르모티가 스위스 국적자란 점도 플러스 요인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편 관계자에 따르면 그뤼벨 CEO의 가장 유력한 후임자로 손꼽혔으나 트레이딩 손실 사건으로 입지가 위축된 카르스텐 켄게터 투자은행부문 대표는 내부 인책론에도 유임되어 투자은행 부문의 사업구조 조정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모티 CEO는 회견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자산관리 부문에 더욱 역량을 기울여 스위스 금융산업의 대표주자 자리를 지킬 것이며, 투자은행 부문은 구조적 복잡성을 줄이고 덜 자본 집약적인 방향으로 탈바꿈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51세로 UBS의 유럽·아프리카지역 사업부를 맡아 온 에르모티는 15세부터 은행에서 견습생으로 일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로 2005년부터 4년간 이탈리아 유니크레디트 투자은행 대표를, 미국 메릴린치에서 글로벌부문 공동 CEO를 역임했다. 열렬한 축구 마니아로 그의 경영철학도 축구처럼 팀웍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다.

UBS의 한 임원은 이번 발표에 대해 “마냥 손을 놓고 메시아(구원자)가 강림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지금은 확실하고 안전한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UBS의 관계자도 “사실상 그가 유일하게 남은 선택지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UBS는 지난 8월 전체 임직원 6만6000명 중 3500명을 감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대로라면 투자은행 부문 인력은 현재 1만7800명에서 3년 안에 1만5000명 이하로 줄게 된다. 에르모티 CEO는 오는 17일 사업 구조조정 등의 세부내용을 담은 종합계획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에르모티 CEO가 과연 적임자인지에 대해 투자자들이 아직 확신을 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5일 에르모티 CEO의 선임이 발표된 이후 UBS의 주가는 3% 하락했다. 최근 유로존 부채위기 심화와 금융주 약세 등이 반영된 결과지만 확실히 ‘열렬한’ 환영은 아니었던 셈이다.

크리스토퍼 휠러 메디오방카 애널리스트는 “화려한 경력을 가진 외부인사를 영입한 것도 아니며, 에르모티는 UBS에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어정쩡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리서치업체 퍼셀앤컴퍼니의 존 퍼셀 대표도 “에르모티는 아마 이사회가 그뤼벨이 부재할 경우에 대비했던 '‘플랜B’였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두 달 정도가 투자자들에게 자신을 증명할 시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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