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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토크 ⑪ 誤打(오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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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와 오보, 정당화 될 수 없다

[아시아경제 박지선 기자]
스타일토크 ⑪ 誤打(오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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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이로부터 도착한 메일. 내용은 ‘기사에 오타가 있으니 수정하라’. 불행(오타있는 채로 온라인상에 기사가 노출됐다)중 다행(그 메일을 확인하기 전에 오타가 있음을 발견하고 수정했다)이라 위안도 했지만 죄책감은 쉬 사라지지 않았다. 기사를 표출하고 수정하기까지 그 오타는 무방비 상태로 세상에 노출된 것이다.

그 오타의 1차 원인 제공은 집에서 사용하는 넷북이다. 회사 컴퓨터 자판 크기와 비교하면 절반크기인 넷북은 옆글자를 잘못 누르는 (지금도 ‘주르는’ 이라고 자판기가 잘못 눌려졌다) 실수를 한다. 이렇게 자판기를 잘못 건드려 오타 만드는 걸 팻 핑거(fat finger)라 한다. 이 핑계는 터무니없다. 누가 뭐래도 꼼꼼하게 살피지 못한 기자 책임이다.
고마운 지적을 해 준 이는 누구일까? 알고 지내는 사람인데 기억을 못하는가? 동종업계 사람일까? 다시 그 주소로 ‘누구시냐’ 물었다. 다시 도착한 답장에는 ‘아시아경제 독자입니다’라고 적혀있었다.

그동안 썼던 기사의 오탈자, 틀린 표현,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모아놓으면 그 속에서 질식할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밀려온다.

휴대폰 문자 메시지에서도 오타는 자주 생긴다. 기자가 들은 최고의 문자 메시지 오타 가운데는 ‘회장님. 봄날 횡사(황사) 조심하십시오’ ‘자기야 사망(사랑)해 등이 있다.
공연 팸플렛에 ‘2남 3년(녀)중 장남’ 마이클잭슨 음반 해설지에 ‘팝의 황제 마이클 잭순(슨)’ 월간지 표지의 ‘맞품(춤) 화장품’ 등도 기억나는 오타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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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출판사나 신문사에서는 오자를 제보하면 포상금을 주기도 했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오타를 발견하고는 ‘좀 인간적이네’할 때도 있다.

오타를 그저 실수로만 넘길 수 없는 상황도 많다. 지난 봄, 한- EU FTA 협정문에 오타가 무더기로 발견됐다해서 관련 부처 담당자가 자리에서 물러났고 정부는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이상한 것은 오타라는 것이, 잘 숨어 다니다 상황이 종료된 후 드러난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활(活)자라서 담당 기자나 교열자를 잘 따돌리는 것일까?

독자의 지적을 받고 좀 더 긴장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한동안 단순 오타에 대해 크게 연연하지 않는 나쁜 버릇이 생겼던 것을 인정한다. ‘오보에 비해 오타는 가벼운 실수 아닌가, 어차피 뜻이 통하는데 뭐가 그렇게 문제냐’이런 생각을 하며 오타 생산의 죄스러움을 스스로 용서하려 들었던 것이다.

오타든 오보든 정당화될 수는 없다. 손가락이 살 찐 것이 아니라면 게을러진 것이다. 아침저녁 바람이 차다. 다시 긴장감을 갖고 신발끈도 다시 조여매고, 셔츠도 잘 다려 자세를 바로 세워야겠다.

이 기사를 끝내기가 두렵다. 오타와 틀린 문법이 없기를, 누군가 알아차리기 전에 스스로 깨닫기를. 감사하게도 지적해주는 분의 말씀이 또 있기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더 진지해져야 할 때다.


박지선 기자 sun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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