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는 당일 오전부터 전력수요가 증가했지만 추가 전력 확보에 미적거렸다. 특히 이날 낮 최고기온이 33도까지 오르는 무더위 날씨였지만, 전주 예보(28도)를 기준으로 전력수요를 예측했다고 한다. 지식경제부의 담당 직원은 자신의 책상 앞에 설치된 모니터의 실제 예비전력과 공급예비전력을 구분하지 못해 전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정부의 정전재발 방지책 중에서 실효성 있는 대책은 고작 향후 대규모 정전 발생시 휴대폰 문자서비스를 보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기초적인 방법이 그동안 정부의 위기대응 메뉴얼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놀라울 정도다. 이런 당연한 대책을 대책이라고 내놓은 정부를 바라보며 국민의 불안은 가중되는 것이다.
1시간 가량 진행된 브리핑을 듣던 기자는 눈 앞이 캄캄해졌다. 올해 초 일본의 원전 유출 참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본의 원자력 사고를 지켜보면서 일본 관료들의 무사안일주의가 얼마나 큰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지는 이미 목격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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