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4대 은행이 상반기 실적 발표를 마무리했다. 시가총액 기준 중국 최대 은행인 중국공상은행(ICBC)은 올해 상반기 순익이 전년 동기대비 29% 증가했다. 2위 은행 건설은행은 순익이 31% 증가했고 3위와 4위인 중국은행(BOC)과 중국농업은행도 각각 28%, 45% 늘었다.
투자자들이 중국 은행권에 대한 기대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실채권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국유은행이 대부분인 중국 은행권은 정부의 경기 부양책 자금 창구로 이용되면서 2008년 말부터 엄청난 돈을 풀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국 지방정부의 전체 부채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10조7000억위안(1조6500억달러)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7% 수준으로 불어났다.
중국 은행들은 부채 리스크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이다. 중국 은행권에서는 지난해 부터 현재까지 주식 및 채권 발행을 통해 약 5947억위안(약 930억달러)을 조달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에 상장돼 있는 14개 은행들이 하반기에 4635억위안의 대규모의 자금을 더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하고 있다.
바클레이즈 캐피탈의 메이 얀 중국은행 리서치 담당 헤드는 "은행들은 지방정부 대출에 따른 타격이 별로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은행권의 부채 문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고 판단되지만, 중국 정부가 긴축정책을 펴고 있고 경제성장 속도도 둔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패트릭 초바넥 칭화대 경제학 교수는 은행권이 지방정부를 믿고, 지방정부가 자금줄을 대 주고 있는 인프라 프로젝트에 쏟아 부은 돈 가운데 23% 정도가 상환이 불가능한 부실대출이라고 지적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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