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시장은 이번 주민투표에 앞서 시장직을 걸겠다고 공언했다. 이 때문에 이번 주민투표는 정책투표에서 오 시장에 대한 신임투표로 성격이 확 바뀌었다. 오 시장은 차기 대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투표결과에 시장직을 연계한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를 던졌지만 서울시민들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다.
만약 오 시장이 9월 말까지 사퇴하면 오는 10월 26일 재보궐선거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다만 10월 이후에 사퇴하면 내년 4월 총선과 함께 치러진다. 서울시장 보선 시점은 한나라당의 내년 총선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관돼있다. 당 안팎에서는 10월과 내년 4월 보선을 놓고 주판알 튕기기가 한창이지만 대체적으로 10월보다는 4월 총선이 그나마 낫다는 평가다.
여야 정치권 안팎에서는 오 시장이 주민투표 자체가 무산된 만큼 전격적으로 사퇴 카드를 꺼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이 이번 투표에 차기 대선 불출마와 시장직 사퇴 카드 등 본인의 모든 것을 건 승부수를 던졌는데 투표 자체가 무산됐기 때문. 아울러 오 시장은 과거 17대 총선 불출마 당시에도 좌고우면하지 않는 파격적 선택을 한 바 있다. 아울러 9월말 국정감사가 예정돼있기 때문에 오 시장이 이를 피하기 위해 사퇴카드를 결국 선택하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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